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 및 방식 확정
민심 100% 조사로 2차 진출 4인 선정
김문수·홍준표·오세훈·한동훈 예측 多
'안철수·나경원 4위권내' 예상도 나와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과 방식을 확정하면서, 당장 오는 22일 발표될 1차 예비경선(컷오프) 통과자 4인이 누가 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1차 컷오프가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에 다른 당 지지자가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되면서 이미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와 아직 출마 결심을 내리지 못한 인사들의 유불리 셈법 계산이 분주해진 모양새다.
1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경선안을 의결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오는 14~15일 양일간 후보 신청을 받고, 오는 16일에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1차 경선은 16~22일로, 17일에는 대선후보 미디어데이를 열고 토론회 조 추첨을 하게 된다.
18일부터 20일까지 후보 토론회가 열리며 A, B, C 3개 조로 나눠 하루씩 토론회를 하게 된다. 21~22일에는 100% 국민여론조사를 실시, 2차 경선에 진출하는 후보 4인을 추린다.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자나 무당층에만 여론조사 응답 기회를 주고, 민주당 등 다른 당 지지자는 응답할 수 없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한다. 어차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투표할 것이지만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는 개중 ○○○가 낫다' 이런 응답은 굳이 경선에 반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3일에는 2차 경선 후보 4인의 미디어데이를 열고, 24일과 25일에는 주도권 토론회를 개최한다. 26일에는 4인 후보 간 토론회가 열리며, 27~28일 선거인단(50%) 투표와 국민(50%) 대상 여론조사가 진행된다. 이 결과를 합산해 29일 3차 경선 진출자 2인을 발표한다.
30일에는 후보 2인의 양자 토론이 진행된다. 다음 달 1~2일 2차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선거인단(50%) 투표와 국민(50%) 여론조사가 진행되며, 이후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선관위는 오는 11일 2차 회의를 열고 세부적인 토론회 진행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2차 경선 진출자'다. 후보 수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가 두 자릿수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를 단숨에 4인으로 압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충격적인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10명(가나다순)이다.
여기에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유승민 전 의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등도 더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해 보면 10명 이상의 후보 중 2차 경선 진출자, 이른바 '빅4'는 △김문수 전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시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예측이 많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3월 31일~4월 1일 무선 100% ARS 방식을 통해 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총 471명을 대상으로 보수 정당 후보 적합도 조사를 한 결과, 김문수 전 장관이 29.5%로 1위를 차지했다. 한동훈 전 대표와 홍준표 시장은 11.6%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오세훈(8.0%) 시장이 이었다. 출마를 확정한 나경원 의원(5.5%)과 안철수 의원(3.7%)은 각각 5위와 7위를 기록했다.
뉴스1·한국갤럽이 6~7일 100%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6∼7일)에서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조사 대상을 좁혔을 때도 김문수 전 장관(24%)이 가장 선호도가 높았다. 오세훈 시장과 홍준표 시장이 14%로 같았고, 한동훈 전 대표가 13%로 '빅4'를 형성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유승민 전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는 '완전 오픈 프라이머리'였으면 '빅4'에 진입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갔기 때문에 어려워졌다. 다른 변수가 없다"며 "여론조사 상의 '빅4' 그대로 김문수 전 장관, 홍준표 시장, 오세훈 시장, 한동훈 전 대표가 2차 경선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김문수 전 장관, 오세훈 시장, 홍준표 시장, 한동훈 전 대표의 2차 경선 진출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빅4'에 나경원 의원이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나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등 다른 대권주자가 4위 내에 진입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에는 김문수 전 장관, 오세훈 시장,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시장 중 한 명은 충격의 '1차 탈락'을 하게 된다.
장성호 정치평론가는 "1차 경선 여론조사에서 1등은 김문수 전 장관, 2등은 홍준표 시장, 3등은 오세훈 시장으로 예측한다"며 "오세훈 시장이 아직 강력한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4등은 한동훈 전 대표와 나경원 의원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그 중에서도 나경원 의원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나경원 의원의 인지도가 높은 데다 충청 출신이고 유일하게 여성이라는 점, 그리고 당내 세력도 있는 편"이라며 "보수층의 '탄핵 상처'가 아직 낫지 않았기 때문에 보수층이 분풀이할 대상은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전 대표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