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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 "ISA? '증권사' 아닌 '농협' 가장 위협적"


입력 2016.03.17 09:49 수정 2016.03.17 10:13        배근미 기자

'일임형 ISA' 신청 비롯 지방은행 ISA 경쟁 동참...'흥행'엔 '일단 지켜보자'

'접근 힘든 '증권사'보다 '농협' 위협적...재형저축 사례 되풀이 말아야"

지방은행으로는 최초로 일임형 상품을 신청한 BNK금융그룹 부산·경남은행과 같은 대형 지방금융지주사부터 중소형 지방은행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ISA 상품을 내놓고 고객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지방은행에서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은 출시하고 있어요. ISA의 흥행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경쟁사는 '증권사'가 아니라 '농협'이라는 겁니다.” (A지방은행 관계자)

지방은행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출시는 분명 장벽이 많다. 지방은행 입장에선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시중은행'과 수익률 높은 펀드 운용에 특화된 '증권사'와 경쟁을 펼친다는 것 자체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방은행 관계자들은 ISA 영업 경쟁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하나같이 '농협'을 지목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은행 보다 더 '지역민들과 가까운' 농협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역 단위농협에서는 ISA 가입이 불가함에도 불구하고 가입 희망자들이 농협으로 몰리면서, 출시 첫날인 14일 하루 동안 전체 가입자 32만명 가운데 절반인 16만명을 농협에서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방은행들이 증권사를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는 이유 역시 간단했다. 지역의 증권사 지점들이 몇 곳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JB금융지주 광주은행 본점이 위치한 광주광역시의 경우, 각 증권사 별로 적게는 1곳, 많게는 3곳까지 배치돼 있었다. 각 동마다 한 곳씩 위치해 있는 지방은행 영업점의 접근성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지방은행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ISA의 경우 수수료가 저렴한 대신 지역에서 특히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단순한 상품 판매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 한 명, 한 명에 대해 맞춤형 상담에 들어가야 하는 ISA 상품의 경우 접근하기가 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히려 지방은행만큼 지역 곳곳에 영업점을 두고 있으면서도 자본력도 강한 '농협'이 가장 위협이 되는 경우”라며 “그럼에도 우리 역시 시중은행보다 조금 더 저렴한 수수료를 지역민들에게 어필하는 방식으로 기존 고객들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이라는 한정적인 영역에서 ISA 판매에 나서고 있는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규모가 큰 시중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마케팅 방법을 지양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직원들에게 할당량까지 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면, 지방은행들은 일단 지역민들에게 ‘ISA 계좌’의 존재 자체를 알리는 데 목표를 두는 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증권사와 달리, 지방의 경우 고객들 사이에 투자에 대한 개념이 서 있지 않거나 이에 대해 소극적인 고객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은행 계좌를 통해 직접 펀드를 운용하거나 파생상품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인식 자체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이 출시된 현재는 지역민에게 더 가까이 있다는 인식 자체가 가장 강점인 상황에서, 이를 강조하기 위해 고객 상담과 포트폴리오, 낮은 수수료에 더욱 힘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방은행의 또 다른 걱정은 금융당국의 ‘용두사미식 제도 운용 관행’이다. 반짝 관심과 지원, 규제 등에 나서다가 흐지부지되더라도 결국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이를 끝까지 운용하며 부담을 져야 하는 것 역시 은행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과 달리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지방은행들의 경우 상품 개발과 인력 전부 부족해 제도가 한번 바뀔 경우 그에 따른 부담이 더욱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일임형 상품 출시에도 나서는 등 ISA 경쟁에 적극적인데, 결국 ‘반짝 제도’일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과거 은행과 증권 간 경쟁으로 비과세 혜택을 줬던 재형저축 제도 역시 결국 실패로 끝난 것처럼 ISA도 그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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