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받은 바웬사, 과거 비밀경찰?…폴란드 수사 나서
민주투사 출신 전 대통령, 냉전시대 정보원 증거
폴란드의 민주투사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레흐 바웬사(72) 전 폴란드 대통령이 과거 폴란드 공산정권 비밀경찰의 정보원이었다는 증거가 발견돼 폴란드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외신들은 17일(이하 현지시각) 1970년부터 1980년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운동 지도자였던 바웬사가 공산주의 정권에서 ‘볼레크’라는 암호명으로 활동하던 정보원이었다는 의혹에 증거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몇 년 전부터 제기된 이 의혹에 증거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냉전 시대와 공산주의 정권 시절 범죄를 규명하는 폴란드의 국가기억협회(IPN)는 지난 16일, 2015년 사망한 체슬라프 키슈차크(공산당 정권 시절 내무장관)의 부인으로부터 확보한 비밀문서에 볼레크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IPN 측은 이 문서를 토대로 볼레크가 4년간 정보원 활동을 했으며, 바웬사의 정보원 등록은 1976년 공식적으로 말소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바웬사는 “거짓말과 중상모략, (문서) 위조로 진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서는 “폴란드의 비밀경찰은 특정인의 명성을 훼손시키려고 정보원임을 암시하는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설령 바웬사가 볼레크라도 그 사실이 유죄가 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바웬사는 1983년 자유노동조합 운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으며, 1990년 폴란드의 첫 민주주의 자유선거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