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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명예시민 자격 추적해 박탈한 독일 10대들


입력 2016.02.04 10:55 수정 2016.02.04 10:56        스팟뉴스팀

1년여의 노력, 독일 베르티니 용감한 청년 시민상으로 보상

독일 10대들이 아돌프 히틀러의 명예시민 자격을 끝까지 추적·박탈해내 용감한 청년 시민상을 받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게 부여됐던 명예시민 자격이 10대 청소년들의 노력으로 박탈된 사실이 알려져, 이 학생들이 ‘베르티니 용감한 청년 시민상’을 받았다.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 워터젠의 루트비히 마인 김나지움 학생 8명은 지난 1934년 11월 워터젠 시 당국이 히틀러에게 준 명예시민 자격이 공식박탈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시 당국에 이의를 제기했다.

히틀러는 나치 독일 시절 독일, 오스트리아 등 거의 모든 도시에서 명예시민 지위를 받았다. 학생들은 히틀러가 여전히 워터젠의 명예시민이냐는 의심을 하게 됐고, 1년여에 걸쳐 과거사를 추적해 공식적으로 박찰 결정을 끌어냈다.

학생들은 우선 안드레아 한젠 워터젠 지방자치단체장(사회민주당 소속)에게 진상 규명을 질의했다. 그러나 한젠 단체장은 명료하게 해명하지 못한 채, 위키피디아를 참조하라는 답변을 주는 데 그쳤다.

이에 역사학자와 지역 공무원까지 인터뷰한 학생들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종전과 나치 패망 이후 명예시민 자격의 유효성이 사라졌다는 위키피디아의 설명에는 근거가 없음을 밝혀냈다. 1946년 관련 자치의회가 지위를 박탈했다는 글이 있지만,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끈질긴 추적 끝에 워터젠 시 당국은 결국 2015년 12월 공식적으로 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밟았고, 학생들은 그 노고를 저명 유대-이탈리아계 독일 작가 랄프 조르다노의 자전적 소설명을 따서 이름 붙여진 베르티니상을 통해 보상받았다.

학생 중 한 명인 아르비트 마이발트(16)은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빌레에 “의사록 같은 데에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박탈 처리를 해야 했고, 그렇게 할 수 있었지만 안 한 것”이라며 이번 박탈 작업에도 시 당국이 비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마이발트 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 역시도 관계 당국들이 진상 파악에 미온적이었고 공식적인 지위 박탈을 질질 끌었다고 알렸다.

한편, 과거 오스트리아의 샬헨 시 당국이 히틀러의 명예시민 지위를 박탈할 경우 샬헨이 네오나치의 ‘순례 성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명예시민 지위 유지를 결정한 적 있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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