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운명은 '신라의 net, 발해의 sea'에 달렸다
<신년 권두칼럼>신라의 羅는 그물망, 곧 새로운 네트
발해는 세계 최초로 국호에 바다를 명기 'IT+해양강국'
“오로지 현재만이 있다. 과거는 현재의 ‘기억’이고, 현재는 현재의 ‘직감’이며 미래는 현재의 ‘희망’이다.”
이는 천년 로마문화를 귀결한 대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의 명언이다.
2016년 새 아침 새 태양이 밝았다. 새로워져야 할 대한민국이 ‘기억’하고 ‘직감’하고 ‘희망’해야 하는 시공간은 무엇인가? 그건 8세기 신라와 발해의 번영과 영광이요, 그 찬란한 부활과 재현이다.
불이 태우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어둠이다. 캄캄한 미지의 밤, 동북아 신화와 역사의 이원적 존재, 복희씨가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불씨 피우는 법과 그물 짜기를 가르쳐 주었다는 신화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것은 마치 우리에게 “신화란 있었던 일이 아니라 있어야 할 일” 이라는 숨겨진 진실을 귀엣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미래 정보화시대를 밝히는 ‘불’이 컴퓨터라면 그것을 전방위 전천후로 연결해주는 ‘하늘의 그물’은 바로 인터넷이다. 네트워크를 한글로 풀면 ‘그물 짜기’이다. 인류의 문명은 그물 짜기에 의해 시작하고 발전하고 교류해왔다.
세상에 이음동의어는 없다. 그물을 뜻하는 두 한자는 ‘라(羅)’와 ‘망(網)’이다. ‘라’는 하늘의 새를 잡는 그물, ‘망’은 물고기 잡는 그물을 뜻한다. 또한 ‘라’는 ‘망’과 달리, 명사이며 동사이다. 즉 “그물 짜다, 펼치다, 망라하다, 일을 벌이다(창업하다)” 등의 진취적 행동양태를 망라하고 있다. 기원전 17세기 은나라를 개창한 탕왕이 사냥을 나갔다. 사방에 천라(하늘의 그물)를 친 후에 탕왕은 기도문을 올렸다.
“천하사방의 만물이 나의 그물 안에 들어오도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통일왕국, ‘신라’의 신(新)은 새로울 신, 라(羅)는 새그물 라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503년, 지증왕이 나라 이름을 아름다운 뜻을 가장 많이 가진 한자 둘을 골라, 신라로 확정하였다고 한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도 신라의 ‘신’은 ‘덕업이 날로 새롭고 ‘라’는 사방의 백성을 망라한다는 뜻이라고 똑같이 기록하고 있다.
전자는 토속신앙과 불교를, 후자는 유교를 사상기반으로 하였음에도 양대 사서가 한 목소리를 낸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신라’ 국명의 뜻풀이는 역사적 공신력이 있다. 신라이후 동서고금을 통틀어 공식국명에 망라하다의 ‘그물(Net)’을 넣은 나라는 신라가 유일무이하다. 특히 8세기 전성기의 신라는 명실상부하게 세계를 향해 ‘새로운 그물’을 활짝 펼친, 당시 극성기의 당나라도 흠모했던 세계최고수준의 선진국이었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원숭이 해이다. 신라라는 이름만큼 혁신적이고도 압도적인 분야였던 IT, 이마저도 중국의 가짜손오공들에게 추격당하고 있다.
2016년은 한중FTA시대 원년이다. 중국의 ‘짝퉁’(가짜를 미화하는, 출처불명의 유행어는 폐기되어야 마땅함) 공산품의 봇물을 막아야 한다. 중국의 가짜제품들은 우리의 바다를 침범하는 중국 불법선박과 함께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불법제품들이다. 중국 IT업자 다수는 서유기의 진짜 손오공이 자신의 털을 날려 만든 가짜 손오공들이다. 다행히 그들 가짜 손오공 대다수는 완전한 독창적 원천과학기술, 여의봉을 갖추지 못했다. 그저 머리카락으로 입김을 불어 가짜를 만들듯 무수한 복제품을 살포하고 있다.
산은 산이고 강은 강이듯, 삼성․LG는 진짜고 샤오미 등 중국산 복제품은 가짜다. 우리나라 진짜 손오공들은 최첨단 과학기술력(여의봉)과 극치의 마케팅 전략(근두운)의 부단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우리는 중국의 가짜 손오공들이 스스로 벗겨낼 수 없는 ‘삼장법사의 머리 테’가 시급하다. 불법복제품의 단 맛에 현혹되지 않는 깨어있는 국민의식과 함께 이를 뒷받침해주는 법제정비가 긴요하다.
잃지 않으려면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세계 최고 선진국 8세기 신라를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용솟음치는 바다’라는 이름의 발해(渤海)를 잊지 말아야 한다. 신라와 마찬가지로 기원후 세계사를 통틀어 공식국명에 ‘바다(Sea)’를 넣은 나라는 발해가 유일무이하다. 최초는 영원한 최고다. Net의 신라와 Sea의 발해, 21세기 인터넷과 해양시대에 이 얼마나 신비롭게 솟구치는, 언제나 새로운 희망의 원동력인가!
우리는 인터넷과 해양강국, 선진통일조국 대한민국을 희망한다. 우리는 ‘용솟음치는 바다’에서 ‘새 그물’로 인터넷과 해양강국의 새로운 ‘신화’를 건져 올려야 한다. 신화는 ‘있었던 일’이 아니라 앞으로 ‘있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글/강효백 경희대 중국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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