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노트5’ 흥행,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
갤럭시노트5 출시 이후 일평균 1~2만대 판매량 기록
글로벌 흥행 여부 관건, 북미-중국 공략해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엣지플러스’가 출시 초반 인기몰이를 하며 국내에서 순항중이다.
역대 노트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출고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북미,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흥행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노트5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글로벌 흥행을 놓고선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의 판매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단말은 지난 20일 국내 출시 이후 3일만에 판매량 7만5000대를 돌파했다. 현재까지 일평균 1만~2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누적 10만대가 넘게 팔렸다. 국내 스마트폰 전체 판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갤럭시노트5 국내 흥행 성공 여부는 출고가 가격 정책이 가장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노트5는 노트 시리즈 가운데 최초로 80만원대 출고가로 책정됐다.
이통3사도 30만원(최고가 요금제 기준)에 육박하는 지원금(보조금)을 투입하면서, 50만원대에 단말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S펜의 사용성에 익숙한 기존 노트 사용자들도 대거 이동하는 등 락-인 효과도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소비자들이 과거와 달리 폭발적으로 몰리지 않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3일만에 7만5000대 판매는 의미있는 수치라 할 수 있다”며 “애플 아이폰6S가 나오기 전까진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국내 흥행 분위기를 글로벌까지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전작 갤럭시S6 시리즈가 애플의 공세에 밀려 시장기대치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분기 삼성전자 세계 시장 점유율은 21.9%로 전분기보다 4.3%포인트 감소했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전세계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북미(미국, 캐나다)지역과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북미 시장은 애플 아이폰이 굳건히 버티고 있고, 중국은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일을 한 달 앞당겨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5를 공개하고, 1달러 제품 구입 프로모션 등 이례적인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5의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 없으나 국내 출시 분위기는 좋은 편”이라며 “관건은 글로벌 판매량으로 현재까지는 북미에서도 예상보다 반응이 괜찮다. 출시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5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단행한 출고가 하향 정책은 향후 득이 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갤럭시노트5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전작 갤럭시S6 엣지(판매가 87만8900원)와 약 2만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고객 타겟층이 다르다 해도 국내 소비자들이 가격에 가장 민감한 만큼, 기존 제품과의 카니발라이제이션(잠식 효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5가 날개 돋힌 듯이 팔리고 있지만 실제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달과 비슷한 70% 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못지 않은 중급형 단말 ‘갤럭시A8’과도 타겟이 겹칠 수 있어 전체 판매량은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향후 출시될 ‘갤럭시노트6’ 출고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가격이 낮아졌다. 갤럭시노트5가 89만원대로 하향됐기 때문에 후속작 갤럭시노트6도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격이 같거나 더 낮아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는 프리미엄 단말 매출과 곧바로 직결되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선 판매량을 더 늘려야 하는 부담감이 든다.
한 휴대폰 판매점 종사자는 “갤럭시노트5 흥행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갤럭시노트4 때보다는 분위기가 더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출고가를 낮춘 만큼 고객들이 신규 단말을 많이 구매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한국과 북미 시장에 먼저 출시했다. 중국과 유럽 시장에는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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