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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호-장성택-최룡해...오리무중 김정은 마인드


입력 2014.05.08 10:14 수정 2014.05.08 10:32        김소정 기자

리 숙청-장 처형-최 해임, 김정일과는 다른 인사 스타일의 이유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군부 최고 권력자의 자리가 잇따라 바뀌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은 리영호 장성택 최룡해 ⓒ연합뉴스

김정은이 집권한 2년 반 동안의 특징이라면 리영호 총참모장 숙청을 시작으로 고모부 장성택 처형과 최룡해 총정치국장 해임까지 최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충격적인 인사 조치가 첫 번째로 꼽힌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 군 서열 1위 자리인 총정치국장 만큼은 변동없이 유지됐던 것과 달리 군부 출신도 아닌 최룡해를 깜짝 발탁하더니 3년이 채 못돼 직위를 박탈시켰다.

앞서 김정은은 취임 3개월여만에 ‘김정일의 영구차 호위 8인’ 중 한 명인 리영호 총참모장을 전격 숙청시켰다. 당시 리영호의 숙청은 어린 나이의 후계자가 집권하자마자 벌인 일로 꽤 충격적이었으며,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임명에 대한 군부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그리고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이 사망한지 2년이 되는 시점에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했다. 김정일 때에도 친인척에 대해 좌천은 시킬망정 처형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성택이 처형당한 사실은 아직까지도 국제사회에서 충격적인 사건으로 회자될 정도이다.

김정은은 리영호의 숙청과 장성택의 처형 과정에서 과거와 전혀 다른 전례를 남기기도 했다. 우선 2012년 7월 리영호를 숙청할 때에는 김정일 시절 거의 열리지도 않던 정치국회의를 열어서 발표했다. 또 장성택의 경우 법률에도 없는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처형 사실을 알렸다. 북한에서 그동안 간부들에 대해 처형할 때에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결정에 재판 절차없이 곧바로 처형해왔다.

게다가 장성택의 처형 장면이 일절 공개되지 않은 점도 특이했다. 앞서 2010년 북한 화폐개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처형된 박남기의 경우 평양시 락랑구역 토성동에서 공개 총살해 이를 직접 보거나 전해들은 증언이 많이 나왔지만 장성택의 처형 장면은 공개되지 않은 탓에 오히려 뒷얘기만 무성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해임과 관련해 처음부터 군부의 신망을 얻지 못한 최룡해를 그 자리에서 박탈해야 할 만큼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최룡해가 총정치국장 이전에 맡았던 당 비서직에 임명된 것은 직무조정 차원으로 볼 수 있고 여전히 김정은의 측근으로 남아 있지만 서열이 뒤로 밀린 것은 사실이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그동안 김정은의 널뛰기 인사가 군부에 집중됐던 것이 사실이고 이는 군부를 장악하는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으로 보여준다”면서 “앞서 최룡해를 차수에서 대장으로 강등시킨 데 이어 결국 해임시킨 것은 군부 내 최룡해를 거부하는 세력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내부에 정통한 대북소식통도 “최룡해가 총정치국장 자리에서 당 중앙위 비서직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좌천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으나 최룡해의 건강 문제 외에도 총정치국장 자리를 보존할 수 없었던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분명해보인다”며 “최룡해가 다시 군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이 그동안 보여준 김정일과 다른 통치 스타일 중 하나는 국방과학연구기관인 제2자연과학원이나 제2경제위원회 등 김정일 시절 베일에 가려져 있던 국가기관을 전격 공개하거나 잦은 군부대 시찰마다 언론을 통해 군사력을 대내외에 드러내왔다는 점이다. 김정은은 군부대 시찰에서도 전략로케트사령부 등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전투능력을 과시하는 모습에서 김정일과 상당히 다르다.

대북소식통은 “김정은이 국방과학연구기관인 제2자연과학원이나 제2경제위원회를 노출시키고 김정일 집권 때까지 ‘131지도국’이라는 이름으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원자력공업성까지 공개한 것도 김정일과 전혀 다른 통치 스타일로 꼽힌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과거 김정일이 빨치산의 지지에 의존해 권력을 공고히 한 반면 김정은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약해진 빨치산 2·3세에게 의존해야 하는 만큼 군부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을 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김정은이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1인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평가했다.

오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김정은의 인사 스타일이 비록 미숙하고 불안정해보이지만 자신에게 전적으로 충성하는 인물을 발굴해가는 과정으로 보인다”면서 “리영호 총참모장과 장성택을 전격 숙청하고 최룡해를 해임하는 것으로 결코 2인자를 허용하지 않고 모든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평했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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