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보도 MBN은 사과…퍼나른 언론들은 MBN탓만
실종자 가족들 분노…홍씨 경찰수사 시작되자 잠적
정부 관계자가 실종자 수색을 가로막았다는 '민간 잠수부' 홍가혜 씨의 인터뷰 발언이 보도되면서 구조 현장에 반나절 동안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기사를 최초 보도했던 MBN의 사과로 왜곡됐던 사실들은 바로잡혔지만, MBN을 인용한 다른 매체들의 후속보도와 SNS로 인터뷰 발언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사고 현장은 반나절 동안 아수라장이 됐다. 해양경찰의 해명 전까지 실종자 가족들은 동요했고,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구조 인력들은 전의를 상실했다.
결과적으로 홍 씨의 ‘관심병’에 놀아난 수십 개 언론사가 혼란만 조장한 꼴이다.
앞서 홍 씨는 MBN과 인터뷰에서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말했다”며 “민간 잠수부들과 현장 관계자의 협조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 씨는 또 실종자와 통화한 사람이 있고, 잠수 상태에서 대화를 시도한 잠수부도 있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증언을 사실인 양 전했다.
홍 씨의 발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MBN의 리포팅 기사가 일부 포털사이트 상위에 랭크되면서 홍 씨의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고, 다수의 언론매체는 MBN 보도를 인용해 홍 씨의 발언을 기사화했다. 이 같은 언론의 ‘조회수 낚시’로 각 포털사이트에서는 홍 씨의 이름이 ‘세월호’의 연관검색어로 걸렸다.
여기에 홍 씨의 주장과 유사한 일부 인터넷 언론의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대기하는 실종자 가족들은 울분을 토해냈다.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도 극에 달했다.
하지만, 홍 씨의 주장은 곧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18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보도자료와 공식 SNS를 통해 “해경이 현장에서 민간 잠수부의 투입을 막고 비아냥 거렸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또 “17일부터 현재까지 민간 잠수부들은 총 3회 투입됐고, 그 결과 생존자가 있다는 보고는 없었다”며 “오늘도 민간구조단 70명이 소형선 2척을 이용해 사고 해역으로 출발,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홍 씨가 SNS에 게재한 글과 과거 전적이 알려지면서 홍 씨를 옹호하던 여론은 삽시간에 수그러들었다.
홍 씨가 SNS를 통해 공개한 비행기표를 미루어 홍 씨가 진도 팽목함에 도착했을 시각은 빨라봐야 오후 5시, 입수가 불가능한 시각이다. 이 때문에 홍 씨와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 수색 여부를 놓고 승강이가 벌어졌을 가능성은 미미하다. 또 과거에는 티아라의 전 멤버 화영의 친척을 사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홍 씨의 인터뷰 발언을 그대로 보도한 MBN은 해경의 확인을 거쳐 공식 사과했다.
이동원 MBN 보도국장은 18일 오후 1시 50분 방송된 MBN ‘뉴스특보’에서 “실종자의 무사귀환은 온 국민의 바람이다. 실종자 가족, 목숨 걸고 구조 중인 해경, 민간 구조대원에게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씨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서도 이 국장은 “MBN은 해경에 확인한 결과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잠수를 차단하지 않았고, 오늘도 70여명의 잠수부가 투입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사실과 다름을 시인했다.
다만 MBN 보도를 인용해 홍 씨의 발언을 보도했던 다른 언론들은 아직까지 어떤 조취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MBN의 사과만 부각하며, 혼란의 모든 책임을 홍 씨와 MBN에 떠넘기는 형국이다.
한편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문제의 발언을 했던 홍가혜 씨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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