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평화' 프로야구 모두가 1위
9개 구단 모두 1위..초반이지만 2004년 이후 처음
'초반 밀리면 끝장'이라는 우려 팽배
‘모두가 더불어 1위가 되는 세상’
공익광고 캠페인이 아니다. 2014시즌 프로야구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제상황이다.
3일 현재, 프로야구 순위표에는 9개 구단이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팀당 2~4경기 치른 가운데 구단별 순환 휴식일에 따라 2경기만 치른 롯데와 NC가 1승1패, 나머지 7개팀은 나란히 2승2패로 승률이 같다. 지난 2004년 8개 구단이 공동 1위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개막 이후 아직 5일밖에 지나지 않은 초반이라지만 이런 현상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팀 전력차가 줄어들면서 어느 한 팀이 뚜렷하게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 2일 열린 4경기에서 모두 전날 패한 팀이 승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두산이 넥센을 9-5로 제압했고, 한화는 삼성을 10-5, LG는 SK를 8-3으로 물리쳤다. NC는 KIA와 연장혈투 끝에 8-7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뚜렷한 강자도 약자도 없다보니 벌어지는 현상이다.
전력평준화와 함께 두드러진 경향은 역시 타고투저다.
올해부터 가세한 외국인 타자들의 등장이 예상보다 더 큰 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벌써 홈런 선두에 오른 LG 조쉬 벨(3개)을 필두로 삼성 나바로, 두산 칸투, KIA 필 SK 스캇 등이 줄줄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화끈한 공격야구의 선봉장으로 떠올랐다. 한화 피에는 아직 홈런이 없지만 4할대(0.438)를 넘는 불방망이를 선보이며 독수리 타선의 해결사로 활약 중이다.
각팀마다 타선의 무게를 더한 가운데 마운드와 수비는 고전하고 있다. 시즌 초반 각팀 1-2선발들은 선방한 반면, 불펜에서 난조가 계속됐다. 현재 9개 구단 중 불펜이 안정적인 팀이 거의 없다. 초반부터 블론세이브와 역전패가 속출, 끝까지 알 수 없는 경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수비 역시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다. 투수의 자책점이 아닌 실책으로 내준 실점들도 적지 않다. 엄밀히 말해 타고투저보다는 하향평준화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모두 행복한 평화란 없다. 어차피 순위는 가려야하고 언젠가는 힘의 격차가 드러난다. 각 팀들이 개막전부터 매 경기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올해는 초반 순위싸움에서 뒤처지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9개구단의 ‘불편한 평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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