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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커넥션에 빠진 금융권…개인정보 유출 빨간불


입력 2014.01.09 17:11 수정 2014.01.09 17:24        윤정선 기자

금융권 전반에 걸친 도덕적 해이…두 번 울리는 금융소비자 피해

카드사 정보유출로 일부 카드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전반에 걸친 '만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최대 카드사 회원정보 유출사건의 출발은 불법 대부업계와의 검은거래에서 시작됐다. 전 금융권에 걸쳐 만연돼 있는 개인정보 '돌려보기'와 '빼내기' 등이 카드사 사건으로 불거진 것이다.

9일 카드업계와 검찰에 따르면, 최근 1억여건의 카드사 회원정보 유출사건은 불법 대출광고 업자와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은행직원 등의 검찰 조사과정에서 드러났다. 실제 이번 사건의 발생 배경에는 개인의 의도성 범죄가 아닌 금융권에 만연돼 있는 '도덕적 해이'가 사고를 불러일으켰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120억원 규모의 불법 대부중개업을 한 업자와 광고대행업자 21명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불법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량으로 문자를 발송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검찰은 지난 12월 은행 고객정보를 유출한 은행원과 불법사금융업자 12명을 잡아들이면서 카드사 개인정보를 유출한 용역 업체 직원 A씨의 정체가 탄로났다.

여기에 불법 사금융은 물론 은행권과 카드사로 연결되는 유착관계에서 시작된 '검은 커넥션'이 있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카드사 회원정보 유출 사건은 은행권에서 처음 적발된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캐다 보니 카드사에서 대량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전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에 걸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도덕적 해이'의 치부를 스스럼없이 쏟아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문제 용역직원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예감했다고 알렸다.

이번 사건으로 연루되지 않았던 카드사들도 남의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개인의 욕심에 의해 불법 사금융과의 유착과정에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빠져있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 카드업계 분위기가 싸늘하다"며 "지하 대부업에서 시작된 수사가 최종적으로 카드사를 포함한 대형 금융권과 연루된 것이 확인되면서 금융권 전반에 걸친 도덕적 해이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그는 "유출된 카드사 회원정보가 팔려나간 곳이 불법 대부업체라는 점에서 금융권은 앞으로 서민들의 비난을 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사태에 정보유출 경위와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검사에 착수했다고 알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나온 이후 진행되는 '뒷북검사'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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