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님, 산업용 전기요금 가장 싸지 않습니다
<칼럼>산업용 전기 인상 반대 자제 요구에 대한 반론
“박용만회장님, 산업용 전기료가 세계에서 가장 싼가요”
“박용만 회장님, 산업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싼 게 아닙니다.”
박 회장님은 최근 대한상의 관계자들에게 국가경제를 위해서라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반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들었습니다. 재계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죠?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이 결코 세계에서 가장 싼 게 아닙니다. 전기요금은 세계 각국의 물가와 원전비중에 따라 상이합니다. 이를 일률적으로 절대 비교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 비중이 높고, 한정된 좁은 국토에 밀집된 주거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공급 원가구조가 낮은 편입니다. 발전단가가 낮은 발전구조는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원전비중을 보면 우리나라는 30.4%로 프랑스(74.8%)에 이에 세계 두 번째로 높습니다. 영국(18.1%), 미국(19.0%), 독일(16.1%)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망신창이가 된 일본은 2.1%로 매우 낮습니다.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원전비중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회장님,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물가수준을 감안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83% 수준이나 됩니다. 구매력평가지수(PPP)를 기준으로 한 국제비교에서도 산업용 전기요금은 OECD 32개국중 1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캐나다보다는 높고, 프랑스와 비슷합니다.
이같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싸다는 회장님의 견해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무자들이 잘못된 보고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에 비해서도 싼 게 아니라 오히려 높습니다.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의 75%수준으로 일본(70%), 미국(56%), 독일(44%)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그동안 산업부등 정부나 한전은 기업들이 값싼 전기를 너무나 써서 한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전력대란을 초래했다고 호도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태입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 3년간 33%나 급등했습니다. 아마 회장님이 경영하시는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도 전기료 인상으로 원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지 않았까 합니다.
전기료에 관한 한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진실을 가려왔다고 봅니다. 더구나 정부는 2년전부터 전기용도별 총괄 원가회수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용은 이미 원가회수율의 100%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그동안 기업들이 값싼 전기를 펑펑 써서 전력난이 초래됐다는 정부의 잘못된 주장이 백일하에 탄로날 까 두려워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수년간 전기료 인상이 급등하면서 철강업계 등 중화학업체들의 가격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회장님은 상의 등 경제단체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전경련이 대기업과 오너들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상의가 무작정 중견 중소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경제단체는 국가경제 전체를 감안해야 합니다. 편협한 단체의 이해를 넘어서야 한다는 회장님의 견해는 백번 지당합니다.
하지만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재계가 반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견해를 보인 것은 다소 의아합니다. 기업들의 사정이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제철의 경우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800억원이 추가로 내야 합니다. 지난해에 무려 8000억원을 냈습니다. 삼성전자도 700억원가량을 한전에 더 납부해야 합니다.
해외시장에서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는 우리 기업들은 피말리는 원가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이런 우리기업들의 어려움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회장님께서 좀더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의견을 내셨으면 합니다.
회장님은 “경제단체가 회원사의 의견만 좇아서 의견을 내는 것은 나라 망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회원사들의 심각한 경영난을 감안하면 산업용 전기료의 과도한 인상에 반대한다는 정도의 의견을 표명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았나 사료됩니다.
회장님의 거침없고 튀는 행보는 신선합니다. 맑고 투명한 경제계를 만들려는 회장님의 노력도 돋보입니다. 트위터를 하는 소통회장님으로서 팬도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제적인 어려움도 감안한 행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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