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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신용카드 고객은 왕, 서민은 봉?


입력 2013.11.19 17:15 수정 2013.11.19 17:42        윤정선 기자

카드 부가서비스도 양극화 현상… 카드사, VVIP카드 적자 운영도 감수

2012년 VVIP카드 손익 현황(박대동 의원 자료 재구성) ⓒ데일리안
카드사가 VVIP 회원에게 부가서비스를 과도하게 제공해 발생한 손실을 카드론,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 서민 대상 대출 수익으로 메꾼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9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연회비가 100~200만원이나 되는 VVIP카드가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128억3800만원이다.

반면 △호텔 스위트룸 무료 숙박 서비스 △아이패드 교환권 △항공 퍼스트클래스 업그레이드 등 카드사가 VVIP카드 회원에게 지출한 비용은 151억6100만원이다. 결국 VVIP카드 회원들에게 23억2300만원이나 더 쓴 셈이다.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카드사가 VVIP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유지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전략에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VVIP카드가 확실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건 맞다.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했을 때 VVIP카드는 카드사가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며 "VVIP카드를 발급하면 수치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미지 향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VVIP카드를 사용하는 사람 대부분 몇 퍼센트(%) 더 할인받을 수 있어 이런 카드를 사용하는 게 아니다. VVIP카드는 카드사와 회원 모두 과시용으로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카드사의 수익성 측면에서 볼때 VVIP카드의 과도한 부가서비스가 적자를 내는 구조라는 지적은 업계가 처한 현실을 무시한 지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수수료 개편 이후 일시불이나 할부결제 등 모든 카드의 수익성이 떨어졌다"며 "VVIP카드 부가혜택이 지나쳐서 적자난다는 지적은 잘못됐다"고 꼬집어 말했다.

실제 지난해 말 여신전문급융업법 개정으로 대부분의 일반가맹점이 기존 카드 수수료 2.5~3.5%에서 0.7~1.2%포인트 낮은 1.8~2.3% 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서민 대상 대출 상품에서 얻은 이익으로 VVIP카드 손실을 보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카드업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카드 상품을 출시할 때 금융감독원에서 손익검토를 받는다"며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데, 카드사가 특권층을 위해 무리하게 상품을 출시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카드사가 모든 부분에서 적자를 보지 않는 이상, VVIP카드 회원을 위해 서민을 상대로 고금리로 번 돈을 쓴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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