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요금이 싸서 전력난 주범이라고?
<기자의 눈>철탑 선로부지 조성 등 자체부담…원가회수율도 공개해야
정부가 올해 안에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정부와 경제·산업계간의 긴장이 팽팽하다. 정부는 산업계가 전기를 주택용보다 저렴하게 과다하게 쓰고 있다는 논리다.
또 피크시간대 전력수요를 분산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며 업체가 합리적으로 전기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과거 경제·산업 발전을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반대했던 산업통상자원부마저 올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에 부딪치자 산업계에 전기절약을 강요하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더욱 적극적인 모양새다.
하지만 산업계는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좋으나, '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보다 싸다', '산업계가 전기를 과다하게 쓰고 있다'는 오해는 풀고 갔으면 하는 입장이다.
먼저 우리나라 전력 사용량 중 상당 부분을 산업용과 상업용이 쓰고 있어 전력난의 주범이라는 오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 전력 사용량 중 80% 이상은 산업용과 상업용이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와 인구구조 등을 전체적으로 볼 때 틀린 말이다.
우리나라 인구 수준은 전세계에서 25위 수준이다. 하지만 수출은 세계 4위이며, 국내총생산(GDP)은 6위이다.
인구보다 경제규모가 크고 수출중심형 산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주택용보다 산업용과 상업용 전력사용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특성으로 우리나라 산업계는 전기 뿐 아니라 철과 석유 소비량도 세계 상위권이다. 단지 전기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전기를 과다하게 쓰고 전력난의 주범이라는 것은 억울하다는 점이다.
또 고압을 사용하는 산업용은 철탑 등 송전선로를 사용자가 직접 건설하고 철탑 및 선로부지 보상, 유지보수 비용 등을 자체부담하고 있어 절대 주택용보다 저렴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산업계는 한전이 2011년 12월 이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산업용 원가회수율도 공개하길 바라고 있다.
산업계는 원가회수율이 100%를 넘어서기만 해도 한전의 영업이익률이 10%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용 원가회수율은 2012년 8월 6.0% 인상으로 100.1%, 2013년 1월 4.4% 인상으로 104.5%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 여름 원전사태로 전력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되면서 원가회수율이 크게 떨어졌겠지만, 산업계는 전기를 쓰고 싶을 때 썼더라면 원가회수율은 충분히 100% 이상이 나왔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전기요금보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비싸다는 것도 오해다.
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100)는 일본(94), 독일(59), 미국(75)보다 산업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과다하게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도 산업계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대목이다.
2000년 11월 이후 지난 1월까지 주택용 전기요금은 9.0% 인상된데 반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78.2%나 인상됐다. 특히 2011년 이후 주택용은 6.9% 인상된데 반해 산업용은 25.1%나 인상됐다.
산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인상을 하더라도 산업계가 전기를 저렴하게 많이 쓰고, 또 저렴하기 때문에 인상해야한다는 오해는 받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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