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벤치클리어링’ 류현진 오히려 호재?
류현진 등판 직전 경기서 험악한 분위기 연출
경기 전, 심판으로부터 빈볼 주의 들을 듯
‘다저스 괴물’ 류현진(26)이 살벌한 분위기 속에 시즌 7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13일 오전 11시 10분(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서 열리는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상대는 올 시즌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의 고공비행 중인 2년차 좌완 패트릭 코빈.
류현진 입장에서는 올 시즌 맞대결한 선발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투수를 만난 셈이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양 팀 선수들이 격한 몸싸움을 벌인 벤치클리어링 때문이다.
다저스와 애리조나는 12일 경기서 보복성 빈볼로 인해 난투극을 벌였다. 다저스는 6회 야시엘 푸이그가 애리조나 선발 이언 케네디로부터 공에 맞자 곧바로 이어진 수비서 잭 그레인키가 첫 타자 미구엘 몬테로의 등을 가격하는 사구를 던졌다. 이로 인해 양 팀 선수들은 첫 번째 벤치클리어링을 벌였다.
이후 7회말, 그레인키가 타석에 들어서자 사단이 나고 말았다. 이미 양 쪽 더그아웃이 흥분된 상황에서 케네디가 그레인키의 어깨를 맞히고 말았다. 주심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결국 선수들은 한데 뒤엉켜 멱살을 잡고 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벤치클리어링은 약 7분간 이어졌으며, 코치들까지 합류하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로 인해 애리조나는 케네디를 비롯해 커크 깁슨 감독, 터너 워드 타격 코치가 퇴장을 당했고, 다저스도 푸이그와 마크 맥과이어 타격 코치가 벤치에 앉을 수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류현진이 등판하는 다음날 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주심은 경기 전, 양 팀 감독과 선발 투수들을 불러 혹시나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해 주의를 줄 것이 확실시 된다. 이는 빈볼성 투구가 나올 경우 가차 없이 퇴장시키겠다는 사전 예고이기도 하다.
따라서 투수들은 자신들의 투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류현진과 코빈 모두 고의성 여부를 떠나 몸 쪽 승부에 부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빈보다 류현진에게 훨씬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류현진은 몸 쪽보다 바깥쪽으로 형성되는 로케이션으로 승부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과감한 몸 쪽 승부는 우타자를 상대로 한 슬라이더 또는 커브가 전부다.
주 무기인 서클체인지업 역시 역회전 궤적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타자 바깥으로만 던지고 있다. 좌타자에게는 체인지업이 아닌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가 결정구다.
반면, 코빈은 몸 쪽 승부를 즐기는 투수다. 코빈이 주로 사용하는 구질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류현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두 선수의 스트라이크존 형성은 정반대로 나타난다. 코빈은 직구를 비롯해 대부분의 구질을 좌우타자 가릴 것이 몸 쪽으로 바짝 붙이는 성향을 보인다.
코빈의 투구 스타일은 그가 기록 중인 사구에서도 잘 나타난다. 올 시즌 코빈은 5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 중인데 이는 내셔널리그 공동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그는 마이너 시절이던 지난 2011년, 160.1이닝동안 12개의 사구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볼넷은 고작 40개. 뛰어난 제구력에 비해 사구가 많다는 점은 그가 얼마나 몸 쪽 공 승부를 선호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코빈이 경기 초반 제구에 어려움을 겪어 사구를 기록하기라도 한다면, 의도와 상관없이 퇴장당할 수도 있다는 그림이 그려진다.
불과 2년 전, 비슷한 예가 있다. 당시에도 다저스와 애리조나의 갈등이었다. 애리조나의 외야수 제라르도 파라는 다저스 투수 궈홍치로부터 홈런을 뽑아낸 뒤 한동안 타구를 바라봤다. 앞선 투구에서 빈볼성 투구가 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응징한 것은 다음날 선발인 클레이튼 커쇼였다. 경기 전 주심은 커쇼에게 주의를 줬지만 6회 파라의 몸을 맞히며 가차 없이 퇴장당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커쇼는 20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투구 행진을 멈춰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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