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골 중 9골' 토레스…토너먼트 사나이
바젤과의 4강 2차전에서 동점골 작렬
유독 토너먼트에서 강한 모습 보여
‘엘니뇨’ 페르난도 토레스(27·첼시)가 부활을 선언하며 토너먼트의 사나이임을 입증했다.
첼시는 3일(이하 한국시각),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12-13 UEFA 유로파리그’ 바젤과의 4강 2차전에서 토레스의 동점골을 포함해 10분간 3골을 몰아치며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원정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던 첼시는 1~2차전 합계 5-2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첼시는 오는 16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페네르바체를 꺾고 올라온 벤피카와 결승전을 벌인다.
토레스는 첼시 이적 후 오랜 침체기를 겪으며 비난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시즌 도중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을 경질하고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을 임시 감독으로 임명했다. 사실상 토레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조치였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2011년 1월 첼시 이적 후 지난 시즌까지 67경기 출전 12골에 그쳤던 토레스는 올 시즌 56경기서 20골을 넣고 있다. 선수 본인도 머리를 짧게 자르며 마음을 다잡는 등 매 경기 그라운드에 나설 때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골의 중요성도 남다르다. 유독 토너먼트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토레스는 올 시즌 20골 가운데 9골을 외나무다리 승부(유로파리그, FA컵, 캐피털 원컵)에서 몰아쳤다. 특히 유로파리그에서는 7경기 4골의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자랑하고 있다.
토레스가 토너먼트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토레스는 지난해 바르셀로나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질풍같은 드리블에 이은 골을 작렬시켜 상대의 숨통을 끊어버리기도 했다.
또한 유로 2008 독일과의 결승전에서는 선제 결승골을 작렬하며 스페인에 우승을 안겼고, 4년 뒤 이탈리아와의 유로 2012 결승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돼 1골-1도움으로 대회 득점왕과 우승을 동시에 안기도 했다. 특히 유로 대회 역사상 2회 연속 결승전 득점은 토레스가 최초다.
이날 바젤과의 2차전에서도 토레스 득점의 의미는 남달랐다.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을 얻어맞은 첼시는 후반 시작 후 5분 만에 동점을 만들었다. 주인공은 토레스였다. 토레스는 램파드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맞고 나오자 잽싸게 뛰어들어 볼을 어루만진 뒤 그물에 꽂아 넣었다. 토레스의 골로 분위기를 가져온 첼시는 10분 동안 3골을 몰아치며 바젤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첼시의 마지막 상대는 벤피카다. 이 경기에서도 토레스는 선발 출전할 것이 확실시 된다. 토레스는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벤피카와 만나 1차전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기분 좋은 기억을 지니고 있다. 이번 결승에서도 다시 한 번 토너먼트의 사나이임을 입증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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