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무관' 레알 마드리드 싹 갈아엎나
2차전 승리하고도 1골 차로 탈락
시즌 종료 후 무리뉴-호날두 이적설
혹시나 했던 기대였지만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1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와의 4강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지만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앞서 1차전에서 1-4 대패를 당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1~2차전 합계 3-4로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3년 연속 4강에 머물게 됐으며 2001-02시즌 이후 11년만의 우승 도전도 물거품되고 말았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파상공세를 펼쳤다. 최전방 원톱 곤잘로 이과인을 축으로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메수트 외질-앙헬 디마리아, 그리고 뒤를 받친 루카 모드리치와 사비 알론소 콤비가 활발한 공격 작업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전반 내내 레알 마드리드의 득점은 제로였다. 도르트문트의 그물망 수비는 너무 촘촘했고 이로 인해 패스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급기야 수차례 오프사이드 트랩에 빠지는 등 체력만 고갈될 뿐이었다. 결국 전반 20분 이후 양 팀은 무의미한 공방전을 펼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종료 10분을 남겨 놓고서야 힘을 내기 시작했다. 후반 37분 교체 투입된 카림 벤제마의 선취골을 시작으로 5분 뒤에는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가 골을 터뜨리며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제 남은 골은 단 1골이었다.
그러나 도르트문트의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특히 주포 호날두는 경기 내내 집중적으로 패스를 받았지만 급격한 체력 고갈 현상을 보이며 도르트문트 수비벽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급기야 챔피언스리그에서마저 탈락하며 이 같은 루머는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또한 오는 18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코파 델 레이 결승에 패할 경우, 무관의 굴욕에 그치게 된다.
교체 칼바람의 시작은 조제 무리뉴 감독에서부터 불어오고 있다. 부임 이후 스페인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꾸준히 형성했던 ‘스페셜 원’은 올 시즌 아예 선수들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팀 내 주장이자 상징인 이케르 카시야스 골키퍼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월 손등뼈 골절상을 입은 카시야스는 현재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됐음에도 경기장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결국 카시야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은 물론 사비 알론소까지 무리뉴 감독과 불편한 사이라고 공언하고 말았다.
무리뉴 감독 역시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한 직후 입을 열었다. 그는 경기 후 ITV와 인터뷰서 ‘다음시즌에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아마 안 될 것 같다. 나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이적설이 끊이지 않는 호날두도 마찬가지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경기당 1.09골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늘 리오넬 메시의 그림자에 가려있었다. 여기에 시즌 초반에는 “슬프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며 스페인을 떠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높은 이적료가 걸림돌이지만 수요는 있다. 바로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랑스 PSG가 호날두를 강하게 원하고 있다. 최근 맨유는 6,500만 파운드(약 1100억원)+나니를 묶어 호날두를 데려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PSG는 전액 현금으로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레알 마드리는 지난 2009년 호날두와 카카, 카림 벤제마를 영입한데 이어 메수트 외질, 루카 모드리치 등 특급 선수들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2010년에는 무리뉴 감독까지 데려와 ‘갈락티코 2기’를 완성시켰지만 그들이 들어 올린 우승컵은 고작 2개(리그와 코파 델 레이)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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