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반도체·부품사 1분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는


입력 2025.04.10 14:41 수정 2025.04.10 14:41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관세 발표 직전 '사재기' 효과 힘입은 실적

2분기 물량 미리 당겨와... 수익성 하락 예고

트럼프 관세로 직격탄 입은 애플, 향후 전략 눈길

아이폰 16 프로 라인업. ⓒ애플

전자업계가 최근 기대 이상의 1분기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웃지 못하는 모습이다.주요 고객사들이 미국 트럼프발 관세가 적용되기 직전 부품을 먼저 사재기를 한 영향이 크다고 보는 탓이다. 쉽게 말해 2분기에 사들일 물량을 1분기에 먼저 사들인 탓에 2분기 이후 실적은 하락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1분기 잠정 영업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잠정 1분기 실적은 지난 7일 기준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 추정치 평균)인 4조9613억원을 1조6000억원 이상 웃돌았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은 일제히 눈높이를 낮췄지만 실제 잠정 실적이 발표되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트럼프발 관세 우려로 제품 주문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2분기에 발생할 매출이 1분기로 상당 부분 앞당겨진 효과가 크다는 예상이 높다. 모바일 사업이 예상 밖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그중 주력 부문인 DS(반도체) 부문에서 1조원 안팎의 영업익을 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경우 최근 범용 D램은 그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요 제품 가격은 최근 일주일 동안 약 5%이상 뛰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HBM(고대역폭메모리)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면서 상대적으로 범용 D램 공급을 줄인 덕분이다.


아울러 중국 소비 진작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하는 등 메모리 관련 전방 산업 수요가 견조한 덕분에 메모리 재고가 크게 개선된 효과도 있다. 여기에 트럼프 관세 폭탄이 겹치면서 선제 주문이 증가한 것도 출하량 개선에 크게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반도체 개별칩의 경우 미국 상호관세 적용대상에서 제외됐으나 D램 모듈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같은 완제품의 경우 관세 대상에 포함된 탓이다. 사실상 D램이 칩셋 자체로 거리되지 않고 결합 모듈 형태로 판매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메모리 반도체는 상호관세 부과 대상 영역에 들어간다.


부품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애플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및 전자부품업계들의 경우 상호관세 부과로 인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특히 전세계 스마트폰 매출 1위를 자랑하는 애플은 미국 판매분을 관세율이 가장 높은 중국 대신 인도에서 충당하는 조치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로 수익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품 가격 인상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데, 최종 제품 가격을 올리기 전 협력사들에게 부품단가 인하 압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국내 부품사로는 LG이노텍, 삼성전기 등이 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도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워치 등에 패널을 공급 중이다.


이에 올 2분기부터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품사 등의 실적이 하락세를 겪을 것이란 관측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의 사재기로 인해 국내 부품사 및 반도체 업계의 1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사재기' 효과가 끝난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관세 여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