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입 공시 121건…작년 111건
셀트리온, 2차례 매입에도 '횡보'
'3조원 취득' 삼성전자도 효과 미약
"모두 소각되지 않으면 최대 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 이용"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본격화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상장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 발표가 종목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반짝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제 올해 상장사가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사례는 121건에 달해 작년과 재작년 같은 기간의 111건, 98건 대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고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해 주가 부양 효과가 있다. 특히 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등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동참하는 기업들이 확대되면서 2분기에는 자사주 매입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기업 중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단기 랠리에 그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2차례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횡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 19만원대를 회복했던 주가가 17만원대로 떨어지자 회사 측은 지난 2월 19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는데 주가가 한때 19만원대로 오르기도 했으나 반짝 효과에 그쳤다.
이후에도 셀트리온은 이달 21일 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으나 18만5000원(26일 장마감가)을 기록하는 등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3조원 규모의 역대급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삼성전자 또한 기대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2조6963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공시했다. 이에 주가는 다음 거래일(지난달 19일) 3.2% 오르는 등 이달 20일 ‘6만전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연고점(8만8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주가를 나타내고 있다.
이 외에 BNK금융지주는 지난 2월 6일 4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으나 공시 직전 1만1760원이었던 주가가 26일 종가 기준 1만350원으로 떨어지는 등 12%대 급락세를 연출했다. KB금융(-10.1%), 다스코(-8.56%), 일양약품(-8.20%), 신한지주(-3.0%)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취득 주식이 모두 소각으로 이어져야 하며 기업 내 성장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사주 매입이 모두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되레 최대 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사주 처분은 사실상 유상증자 등 신주 발행과 재무적인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제재가 느슨하게 적용되고 있다"면서 "다수 국가에서는 자사주를 취득한 후 즉시 소각하며 보유하더라도 처분 시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