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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에 품질까지" K뷰티 열풍에 설 자리 잃은 글로벌 브랜드들


입력 2025.03.12 07:21 수정 2025.03.12 07:21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프레쉬·메이블린뉴욕·웰라 등 잇따라 철수

가격·품질 우수한 K뷰티와의 경쟁력에 밀려

소비자에 맞는 마케팅 방식 부재도 원인 작용

화장품 판매대. ⓒ뉴시스

'K뷰티'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설 자리를 잃은 해외 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뷰티 브랜드 '프레쉬'는 오는 4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이유는 실적 부진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프레쉬는 최근 2년 연속(2022년~2023년) 매출 감소를 겪었다.


로레알코리아의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 뉴욕'도 국내 브랜드 운영을 중단한다.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이미 판매가 중단됐다.


메이블린 뉴욕은 1998년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위기를 겪은 후 2022년 중국 시장에 철수했고, 올해는 한국 시장에서도 빠지게 됐다.


독일 헤어 미용 브랜드 '웰라'는 이미 지난 1월 말 국내에서 철수했다.


웰라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아레테온은 홈페이지를 통해 "웰라 글로벌 본사의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한국 시장 완전 철수 결정으로 인해 2월부로 웰라 제품 공급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외 니치향수 브랜드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2023년에는 로레알코리아의 니치 향수 브랜드 '아틀리에코롱'이 철수한 바 있다.


이처럼 글로벌 뷰티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배경에는 국내 뷰티 브랜드들의 경쟁력 강화가 첫 손에 꼽힌다.


저렴하고 좋은 품질을 가진 국내 화장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해외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은 탓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K뷰티가 약진을 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인디 브랜드들이 수백 개씩 생기면서 미국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이런 탓에 국내에서도 외국계가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반대로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해외 브랜드 중에는 가격이 비싼 것도 많이 있다. 그러나 K뷰티 기업들이 R&D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품질도 좋아졌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해외 브랜드에 비해 K뷰티가 훨씬 품질도 좋고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해외 기업들이 소비 패턴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 교수는 "기존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로레알 같은 외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가 있었는데 MZ세대는 자신 만의 화장품, 자신 만의 취향을 추구하다 보니 저렴한 한국 인디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며 "해외 브랜드가 이러한 소비 성향을 만족시켜 주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굉장히 인터넷을 많이 한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도 얻고 사용법도 익히는 콘텐츠들을 많이 접하고 하는데 아직 외국 브랜드들은 그런 방식의 소비자가 원하는 접근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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