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 호재 vs 미국 관세 리스크
한은 금통위·러-우 전쟁 종전 협상 주목
23일 독일 조기 총선 등 정치 변수도
이번 주 국내 증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와 유럽 정치 변수 등을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지수 밴드로 2550~2700선을 제시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2포인트(0.02%) 오른 2654.5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2월17~21일) 코스피지수는 5거래일 중 4거래일을 상승 마감하면서 2.45%(2591.05→2654.58) 올랐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종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및 추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발표와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등이 주가에 반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 발표 예정인 자동차·반도체 관세를 조기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협상 가능성도 열어둬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꼽았다.
엔비디아는 오는 2월 26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경우 작년 4분기부터 블랙웰 AI칩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돼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에 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이에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NH투자증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반도체·자동차·의약품 관세는 하락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관세 대상 품목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등 미국향 수출액이 큰 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다만 주가는 관세 우려를 지난해부터 반영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주 코스피지수는 2550~27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한국은행의 2월 금통위 회의도 주요 관심사다. 키움증권은 이번주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과 유럽 지역에 관심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키움증권의 경우 한은이 오는 25일 열리는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25bp(1bp=0.01%포인트) 만장일치 인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 폭이 다시 확대되며 원화 약세 우려를 자극할 수 있으나 금리 인하나 성장 전망치 하향 조정을 작년 연말부터 가격에 반영해온 만큼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24일(이하 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27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이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며 “23일 열리는 독일 조기 총선 결과에 따른 정치·경제 정책 변화도 유럽 경제와 관련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한투자증권도 트럼프발 관세 정책뿐 아니라 러-우 전쟁 종전 협상과 독일 조기 총선, 한은 금통위 이슈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금통위의 인하 여부와 관련된 평가가 엇갈리고 있으나 최근 경기 하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인하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투자 전략으로는 반도체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에는 숨 고르기 중인 기술주의 방향성이 보다 명확해질 수 있어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경우 대규모 AI 투자 프로젝트 등 호재성 요인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매수의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