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 대구FC가 홈 만원관중(1만2240명) 앞에서 치른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박창현 감독이 지휘하는 대구FC는 16일 대구iM뱅크PARK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 강원FC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세징야의 극적인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대구FC도 FC바르셀로나와 같은 진정한 시민구단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의 시축으로 출발한 이날 경기에서 대구FC는 뜨거운 응원과 함성을 등에 업고도 좀처럼 골을 넣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44분 강원FC 가브리엘에 골을 얻어맞고 전반을 0-1 뒤진 채 마쳤다.
후반 10분 마침내 동점골이 터졌다. 세징야 패스를 받은 라마스가 깔끔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1-1 균형을 이룬 가운데 대구FC는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대팍’을 달궜다. 홈 팬들은 쉬지 않고 대구FC의 추가골을 기다리며 목청을 높였다.
역시 해결사는 세징야. 두 차례나 골대를 때렸던 세징야는 후반 추가시간 회심의 중거리 슈팅으로 강원FC 골문을 뚫고 역전 결승골을 만들었다. 선수들과 관중들이 하나가 되어 포효, ‘대팍’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슬로 스타터’로 불린 대구FC는 1부리그 승격 이후 9년 동안 개막전 승리가 없었는데 올 시즌에는 화끈한 역전승으로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
기분 좋은 출발은 ‘명문 시민구단’ FC바르셀로나를 벤치마킹한 대구FC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지난 13일 대구FC의 경기력 향상 및 안정적 구단 운영을 위한 ‘대구FC 구단 운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FC바르셀로나 구단 운영 시스템을 벤치마킹, 대구FC 구단 운영에 접목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이번 개선안은 대구FC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극적인 상황에서 K리그1 잔류가 결정된 뒤 시민구단이자 세계적인 명문 구단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 프리메라리가)처럼 구단을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공감대 속에서 마련했다.
선진 유스(유소년) 시스템을 도입, 전력 강화 및 비용 절감을 이룰 방침이다. 또 FC바르셀로나의 소시오(조합원)를 모델로 해 대구시민 250만 명의 1%인 2만5000명을 ‘엔시오’(엔젤+소시오) 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있다. 대구FC 엔젤클럽은 지난 2016년 창단해 올해 10주년을 맞는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 단체다.
다른 시민구단에 비해 대구FC는 재정구조가 건전한 편이지만, 기업구단과 비교하면 재정구조가 열악하다. 이에 따라 △고향사랑지정기부제 도입(대구FC유스클럽 지원사업) △팀스토어 확장 및 굿즈 상품 개발 판매 등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내놓았다.
모두 대구FC 성적이 좋아지면서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유지하고 더 많은 팬들을 불러 모아야 달성 가능한 과제들이다. 그런 점에서 만원 관중 앞에서 짜릿한 역전 극장골로 창단 이래 첫 1부리그 개막전 승리를 따낸 것은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