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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 VS 체질개선” 유통가, 주주환원 정책 두고 딜레마


입력 2025.02.13 07:05 수정 2025.02.13 07:05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주총 앞두고 ‘일회성 주주달래기’라는 지적도

수익성 악화 속 선택과 집중에 대한 고민 깊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뉴시스

유통업계가 배당금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동시에 체질개선 등 투자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 어느 한 쪽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에 밀리면서 기존 유통 공룡들의 실적이 부진을 겪고 있다.


유통 단계를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모바일 장보기로 쇼핑 편의성까지 갖추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매장으로 되돌리기 어려워진 탓이다.


장기적인 실적 부진에 주주들이 이탈하고 주가도 하락하면서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은 작년 10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배당률을 꾸준히 높이는 한편 내년까지 주주환원율 35%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간 배당 지급을 검토하고 ‘선 배당액 확정, 후 배당기준일’ 구조 도입을 통해 주주들의 투자 편의성도 제고하겠다고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홈쇼핑를 통해 각각 현대백화점과 한섬 등 우량 자회사의 지분 매입에 나선다.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오는 24일부터 지분 매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 규모(약 24만주)의 자사주도 매입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최근 5년간 지주사인 CJ의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를 달래는 시늉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롯데쇼핑, 이마트 등 주요 유통기업의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주주제안 서한을 발송하고 정기주총에서 안건 상정을 예고하는 등 행동주의 개시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는 대상 기업의 주가 저평가와 더불어 주주환원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불만이 크다.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기업들도 이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장기적인 불황의 늪을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체질개선을 위한 투자가 필요한 만큼 단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만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이커머스 대비 경쟁력이 있는 신선식품과 델리 카테고리에 집중하면서 매장 리뉴얼을 단행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시간과 비용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수익성 악화 속 한정된 자금을 주주가체 제고에만 활용하기는 어려운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는 반면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하다 보니 가용 자금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면서 “주가 부양에 대한 부담도 크지만 당장은 기업의 생존이 우선돼다 보니 한정된 자금을 두고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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