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박지원, 혼성 2000m 계주와 1500m 금메달
혼성 2000m 계주서 넘어진 린샤오쥔, 500m 우승으로 만회
9일 쇼트트랙 남자 계주와 1000m에서 금메달 2개 놓고 경쟁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나서고 있는 '스물 아홉' 동갑내기 박지원(서울시청)과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대회 첫날부터 치열한 자존심 대결에 나섰다.
한국의 에이스 박지원과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은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린샤오쥔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에서 한국 대표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019년 후배와의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고 2020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뒤늦게 꽃을 피우며 남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올라선 박지원은 중국 귀화 후 첫 국제종합대회에 출전한 린샤오쥔과 하얼빈에서 마주했다.
초반에는 박지원이 웃었다.
김태성, 최민정, 김길리와 함께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 나선 박지원은 2분41초534의 기록으로 카자흐스탄(2분42초258), 일본(2분44초058)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중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린샤오쥔은 결승선을 2바퀴 남기고 스케이날이 퍽을 차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 그 사이 뒤를 따르던 박지원이 치고 나가며 여유있게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박지원은 1500m 남자 결승에서도 린샤오쥔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 바퀴에서 인코스를 파고드는 린샤오쥔의 역전 시도를 막아낸 박지원은 그대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박지원이 2관왕으로 기세를 올린 반면 린샤오쥔은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쏟아진 엄청난 관심에 적지 않은 부담을 받고 있는 걸로 보였다.
린샤오쥔은 500m 결승에서도 트랙을 돌다 혼자 넘어지며 불운이 계속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김태성의 실격으로 재출발이 선언되며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린샤오쥔은 막판까지 계속된 박지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승이 확정된 린샤오쥔은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대회 첫날 2관왕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박지원과 500m 우승으로 부담을 떨쳐낸 린샤오쥔은 9일 열리는 남자 5000m 계주와 1000m에서 다시 한 번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