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韓 경제·증시 둔화세 여전…회복 위한 밸류업 전략 필요”


입력 2025.01.22 16:36 수정 2025.01.22 16:37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국내 경제 성장률 1.6% 전망…트럼프 리스크도 발목

투자자 이탈 막아야…“기업가치 제고·법 개선 속도”

증권·운용업계 ‘긍정적’…환율은 하반기 하향 안정화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위)과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2025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서진주 기자

지난해 국내 경제와 자본시장이 나란히 둔화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에도 분위기 전환이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상장사들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한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2025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한국과 미국의 경기, 물가, 통화정책 등의 비동조화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국내 경제에 대한 하방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국내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민간소비 등 내수 기반이 약화되고 수출 산업의 업황이 엇갈릴 전망”이라며 “반도체∙조선 산업 등은 양호하겠으나 철강∙석유화학 산업 등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점도 변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년 만에 재집권하면서 증대된 경제 불확실성과 관세 부과 정책이 국내 경기·물가·금리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6%로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기획재정부(1.8%), 글로벌 투자은행 8곳(1.7%), 한국은행(1.6~1.7%)의 전망치와 비교하면 다소 낮은 수준이다.


장 실장은 “국내 및 주요국의 정치∙무역 정책 불확실성으로 상반기까지 경제심리 위축과 투자 지연이 이어지겠다”며 “경기 둔화 속 물가상승률이 시장 목표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돼 통화정책은 경기 중심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올해 주식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 불확실성과 성장률 둔화로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조정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를 주식시장으로 유입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내 증시 둔화와 대체자산으로의 수요 분산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일부 기업들이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을 얻은 만큼 대형주를 포함한 다수 기업들의 기업가치 개선 노력 및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주주이익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실장은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강화를 위한 법안 논의를 본격화하고 인수합병(M&A)시 주주 보호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위)과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2025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서진주 기자

국내 경제와 자본시장의 전망이 부진한 것과 달리 증권업계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의 부진 속 증권업의 수익이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도 위탁매매, 투자은행, 자산관리 부문 중심으로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기업공개(IPO), M&A 등의 개선이 예상되면서 증권업의 주요 부문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며 “특히 상장지수펀드(ETF) 및 사모펀드, 퇴직연금 등 자산관리 부문이 수요 증가세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발행 위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부실 등과 같은 불안정한 시장 요인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산업 정책, 밸류업 프로그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환경 변화 등이 증권업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업계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 ETF가 급성장하며 공모펀드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데 힘입어 올해에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ETF를 중심으로 한 공모 해외투자펀드 규모가 급증했다”며 “해외주식형, 해외파생형 등이 성장을 이끌었고 국내 증시가 충분한 반등세를 보이지 않는 이상 현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하반기 이후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해 말부터 탄핵 정국에 따른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이 크게 작용하며 환율이 급등했으나 이 영향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장보성 실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 따른 미국과 주요국 간 통화정책 비동조화 확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등이 겹치며 하방 경직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해 하반기 중 정책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세계국채지수(WGBI) 추종 자금 유입이 이뤄지면서 글로벌 달러화 강세 영향이 일부 상쇄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대내적 안정 회복과 함께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