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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성적표’ 받은 현대건설…올해도 경영환경 ‘살얼음판’


입력 2025.01.22 15:01 수정 2025.01.22 15:03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부동산경기 침체로 직격탄…현대건설, 조단위 영업손실

해외사업 부진 계속, 상반기 수익성 개선 불투명

자존심 구긴 ‘주택통’ 이한우…한남4 참패 이후 정비사업 수주 절실

현대건설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원자잿값 상승 등 악재가 맞물린 데다 연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손실로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한동안 경영 부진은 계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1조2209억원을 냈다고 잠정 공시했다. 1년 전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7364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3% 늘어난 32조6944억원을 기록했으나, 수익성은 대폭 악화된 모습이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대규모 적자를 낸 건 2001년 이후 23년 만이다.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인도네시아와 사우디 현장에 대한 비용 처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조단위 적자를 기록한 데 대해 현대건설은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고환율·원자재 가격 상승 기조가 지속 중”이라며 “연결 자회사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공정 관리를 강화해 수익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수주 누계는 30조5281억원,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조3964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동비율은 144.7%, 부채비율은 178.8%를 기록했다.


올해 현대건설은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을 비롯해 국내에선 주택부문 경갱력 강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간단 계획이다.


하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한동안 추진 중인 해외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해외 현장 관련 발주처와의 클레임 타결 지연이 지속되며 해외 현장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2~2023년 이전 수주한 해외 현장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물류 차질과 그로 인한 납기 지연, 공사비 급등 등으로 강한 수익성 훼손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마진이 안 좋은 프로젝트의 준공이 예정돼 있는 만큼 당분간 해외 현장의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불황 장기화로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 여건도 녹록지 않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된 데다 고금리·고환율로 인한 공사비 급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주택통’으로 평가되는 이한우 대표이사로 수장까지 교체하며 대대적인 쇄신에 나섰으나 마수걸이 수주에 실패했다.


이한우 대표이사는 올해 첫 외부 일정으로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장을 직접 찾는 등 현장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일각에선 수주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도 했으나, 지난 18일 치러진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은 삼성물산에 압도적인 표 차이로 졌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이사의 어깨는 더욱 무겁게 됐다. 올 상반기 서울 내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정비사업지는 29개, 20조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연초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향후 수주 격전지로 꼽히는 압구정3구역, 개포주공 6·7단지 등에서 자존심을 회복하지 않으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시장 내 현대건설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남4구역은 규모나 입지적으로 상징성 있는 사업지여서 시장 불황에도 이례적으로 출혈경쟁이 치러진 곳”이라며 “이런 사업지의 수주 결과는 앞으로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조합에 하나의 판단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30조3873억원, 수주 31조1412억원, 영업이익 1조1828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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