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체제'보다 '최상목 체제' 불안정 우려
민주당 "말 안 들으면 최상목도 탄핵" 엄포
홍준표 "말 안 들으면 두들겨 패, 명분 없다"
대한민국에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까지 가결 시키면서, 이제 국정운영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은 벌써부터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최 권한대행 또한 탄핵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경제 수장인 최 권한대행은 외교·국방·안보 분야에 능숙하지 않아, 같은 대행체제라도 '최상목 체제'는 '한덕수 체제'보다 더 불안정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권한대행은 두 차례 총리를 지내며 경제·사회·외교 등 국정 운영을 전반적으로 능숙하게 꾸려나가는 것은 물론, 주미대사 등을 역임했기 때문에 맹방 미국의 지지를 확보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외교 공백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한편 최 권한대행까지 탄핵되면, 결국 내각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한탄도 나오고 있다.
한덕수 "국회 결정 존중, 관련법에 따라 직무정지"
27일 오후 5시 19분 국회 탄핵소추 의결서 등본이 국무총리실에 공식 접수되면서, 한 권한대행의 권한 행사가 정지됐다. 이에 앞서 국회 탄핵안 가결 직후 한 권한대행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 입장문을 내서 "국회 결정을 존중하며, 더 이상의 혼란과 불확실성을 보태지 않기 위해 관련법에 따라 직무를 정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신속하고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여야가 탄핵 의결정족수에 이견(與 200명 vs 野 151명)을 보이며 한 대행 또한 정족수 미달에 대한 법적 다툼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 대행은 평소 그의 성품대로 국회 결정을 받아들이는 편을 택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 대행은 법적 다툼으로 국민에게 더 큰 혼란이 가지 않길 바란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의결정족수 논란에 따른 법적 다툼은 국민의힘이 진행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탄핵소추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위법한 만큼 한 대행이 직무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권성동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108인 등을 청구인으로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서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피청구인은 우원식 국회의장이다.
한덕수 "내 직무는 정지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굳건하게 작동할 것"
한 총리는 권한대행 직무정지를 맞이한 뒤 20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 39분께 청사를 떠나면서 취재진과 만나 "직무가 정지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굳건하게 작동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청사를 떠나기 직전 간부들과 직원들에게도 "나는 직무가 정지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언제나 굳건하게 작동해야 한다"며 "굳게 마음먹고 자기 소임을 정확히, 열심히 수행하라"고 당부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연쇄탄핵 예고에 국정 혼란은 더욱 심화하고, 경제·외교등 대외 여건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 쇼크에 트럼프 2기 정부 대응 어려움까지, 대한민국이 맥을 못추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개인 의견을 전제로 "최상목 부총리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내각 총사퇴 수준의 국무위원 탄핵에 들어가야 한다"고 겁박했다.
현재 6명이 공석인 국무위원이 앞으로 5명만 더 탄핵되면 전체 10명에 그쳐 국무회의 정족수(11명)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향해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소추는 양아치 패거리 정치의 극치"라며 "내 말 안 들으면 두들겨 팬다, 논리고 명분이고 없다. 그건 뒷골목 양아치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맹폭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