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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남발 이재명, 직권남용·업무방해죄 성립될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571]


입력 2024.12.03 05:04 수정 2024.12.03 05:48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시민단체, 1일 이재명·박찬대·정청래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직권남용·업무방해 혐의

법조계 "직권남용죄, 공무원이 직권 남용한 것만으로는 부족…실질적·구체적으로 위법 부당해야"

"무분별 탄핵시도 부적절하고 정치적 비판 받아야 하는 것과 별개로…실질적 위법부당 해당 안 될 듯"

"탄핵소추 절차 따라 이뤄질 경우 헌법에 직무 정지되도록 규정…업무방해라고 보기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대구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제43차 대구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검사와 감사원장 탄핵 시도가 위법하다며 한 시민단체가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법조계에서는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 부당해야 한다"며 "또한 업무방해 혐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위계와 위력,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업무를 방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로 "무분별한 탄핵 시도가 부적절하고 정치적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것과는 별개로 위법부당에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전날 이 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민위는 고발장에서 민주당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 검사 등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데 대해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또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헌법 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정치적 탄핵이며, 직무 독립성이 있는 감사원에 대해 야당의 입맛대로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 대한 보복성"이라며 "민주당이 국민을 핑계로 입법부 권한을 악의적으로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 감사원장과 이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오는 4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법조계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탄핵 시도가 정치적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과는 별개로 직권남용이나 업무방해 혐의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봤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직권남용죄의 경우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 부당해야 한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라며 "업무방해의 경우 위계, 위력, 허위사실유포로 업무를 방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무분별한 탄핵 시도가 부적절하고 정치적 비판을 받아야 하는 것과는 별론으로 (탄핵을 시도하는 게) 위법부당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직권남용죄의 '직권의 남용'이란,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을 불법하게 행사하는 것"이라며 "즉, 형식적·외형적으로는 직무집행으로 보이나 그 실질은 정당한 권한 이외의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남용에 해당하느냐는 판단 기준은 구체적인 공무원의 직무행위가 그 목적, 그것이 행해진 상황에서 볼 때의 필요성·상당성 여부, 직권 행사가 허용되는 법령상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등의 제반 요소를 고려해 결정된다"며 "검사와 감사원장 탄핵의 소추 기관이 국회이고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 및 재적인원 과반수 찬성으로 소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직권남용 관련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명백하게 직권을 남용한 거라는 판단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탄핵소추가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우 헌법에서 (탄핵 대상자의) 직무가 정지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이를 업무방해라고 규정지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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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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