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만에 영업익 1조원 육박... 전년보다 가파른 성장세
삼성전자의 전장 오디오 사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하만의 조용한 성장이 무섭다.최근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DS) 부문의 부진 속에서도 3개 분기 만에 1조 원에 육박하는 영업익을 내며 향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의 3분기 영업익은 3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영업익 누계는 92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1~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익이 8300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는 전년 보다 실적 성장세가 더욱 빠르다.
하만은 지난해 연간 영업익 1조 원 시대(1조 1700억 원)를 열며 역대 최고 기록을 쓴 바 있는데, 3분기 만에 약 1조원에 육박한 만큼 올해는 그를 뛰어넘는 1.3~1.4조원대의 영업익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합병 후 사상 최대 영업익 전망치다.
이는 최근 가전 실적이 하향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만은 지난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나서 인수한 회사다. 글로벌 디지털 콕핏(디지털 계기판)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전장 기업이다. 당시 하만은 9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하만을 인수했다.
인수 직후 3~4년간은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했다. 2020년 600억원 수준의 영업익에 머무르다가 2021년부터 영업익이 10배 가까이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 2022년에도 8800억원 가량의 영업익을 내고 , 지난해 연간 영업익 1조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하만의 성장 배경엔 전장 제품이 있다. 디지털 콕핏은 물론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실적을 올리면서다. 특히 디스플레이와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신규 분야 수주가 증가했다.
아울러 차량용 뿐만 아니라 소비자용 오디오 제품도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일에도 하만은 휴대성과 방수, 방진 기능을 갖춘 아웃도어 블루투스 스피커 JBL CLIP 5를 새롭게 출시한 바 있다. 포터블 스피커는 물론, 헤드셋 중심의 소비자용 제품 판매가 증가했다.
업계는 최근 삼성전자가 기존 가전과 반도체 사업의 등락을 보이면서 하만 처럼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익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지속해서 대형 인수합병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빅딜의 경우 여러 변수로 인해 쉽사리 추진이 어렵다는 점이 회사 측의 고민이다.
삼성전자 측은 "하만은 안정적인 전장 사업 수주가 예상되고 연말 성수기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장사업은 거래선 다변화와 신규 분야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