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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광 속 애잔한 하와이 이민사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입력 2024.11.01 14:17 수정 2024.11.01 14:17        데스크 (desk@dailian.co.kr)

영화 ‘하와이 연가’

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는 아름다운 여행지로 유명하다. 환상적인 자연경관과 문화적인 장소로 인해 영화의 촬영지로도 많이 사용된다. 영화 ‘쥬라기 공원’과 ‘쥬만지’는 하와이의 자연경관을 담았고 현대적 감각의 영화 ‘첫키스만 50번째’ ‘디센던트’도 휴양지로서 하와이의 풍광을 담았다. 애니메이션 ‘모아나’와 ‘릴로스티치’도 하와이를 배경으로 한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하와이 연가’ 또한 하와이를 배경으로 미주 한인의 이민과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담고 있다.




1902년 조선 땅을 떠난 사람들이 도착한 곳 하와이, 꿈과 희망을 찾아 떠난 이들이 마주한 것은 척박한 환경의 낯선 곳이었다. 다양한 사연을 갖고 떠나온 사람들, 아무도 몰랐고 아무도 알고자 하지 않았던 121년 전의 이야기, 고국을 떠나왔지만 고국에 대한 사랑은 멈추지 않았던 그들의 사연이 광활한 하와이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영화는 하와이 이민사를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신혼여행지나 편안한 휴양지로 잘 알려진 하와이는 단순한 여행지만이 아닌 우리와 역사적으로 인연이 깊은 장소다. 사탕수수 농장으로의 이민과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역사가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하와이 연가’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노동자로 일하기 위해 인천 제물포항을 떠난 한국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들이 열악한 노동 조건과 극심한 문화 차별을 겪으면서 미국 사회에서 성공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과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애썼던 선조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옴니버스로 타국으로 떠난 이민 선조들의 애처롭고 애틋한 삶을 다룬다. 121년 전 미지의 섬 하와이로 떠났던 한인들은 낯선 땅에서 낯선 사람과의 삶을 살아야만 했다. 쉽지 않았던 이들의 삶을 영화는 ‘그들의 발자취’ ‘할머니의 놋그릇’ ‘칼라우파파의 눈물’ 등으로 이어지는 총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더욱이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사진과 영상 자료들을 엮어 이민 선조의 삶과 사랑을 전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진영 감독은 20여년 전 하와이로 이민가 앵커로 활동했던 적이 있어 한인 이민자들의 어려운 시절을 알게 됐다고 한다. 어려운 시절을 살아낸 앞세대 한인 이민자들 애환을 옴니버스로 효과적으로 그리고 있다.


하와이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한 음악도 감동을 자아낸다. 하와이로 이민 간 한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단순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오히려 하와이 이민의 역사와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연주가 포함된 음악영화에 가깝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그리고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 이그나스 장, 하와이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케올라 비머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아름다운 하와이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멋진 연주를 선보인다. 더욱이 하와이 올 로케이션을 4K 촬영으로 진행하여 생생하고 선명한 영상은 뮤지션들의 공연을 감동을 배가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영화는 하와이 이민의 역사를 월드클래스 아티스트들의 아름다운 연주를 함께 들려주어 시청각을 통해 관객들을 즐겁게 만든다.



우리나라는 불과 100년 전만 해도 먹고 사는 문제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어야만 했던 가난한 나라였다. 먹고살지 못해 외국으로 이민을 떠난 선조들이 많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우리는 가장 빠른 시간내에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작고 가난한 나라가 세계 경제순위 10위 안에 드는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류와 K-문화로 외국 사람들이 이민오고 싶어 하는 나라가 됐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 영화 ‘하와이 연가’는 가슴 아픈 하와이 이민사를 재조명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동시에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게 한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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