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제3노조), 25일 성명 발표
지난 24일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팩트체크’를 하는 것이 정당한 위원회 의사진행이라면서 궤변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고 어쩌면 저렇게 아전인수격의 뻔뻔한 논리를 펼 수 있을까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팩트체크를 하려면 여야 의원의 주장과 관련하여 공정하게 진행해야 한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2024년 6월 과방위원회에서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최형두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마자 이 내용에 개입하여 논란을 빚었다. 당시 최형두 의원은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에게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대한민국 미디어 신뢰도 평가와 관련해 MBC의 불신도가 지상파 가운데 가장 높다고 발언하였는데 이에 대해 최민희 위원장은 팩트가 틀리다면서 PPT를 띄우고 본인이 가져온 로이터 저널리즘 2024년도 신뢰도 조사자료를 줄줄 읽었다,
그러나 최형두 의원이 조사한 것은 2023년도 수치였고, 2024년도의 MBC 불신도는 1년 전 20%에서 22%로 다소 올라갔지만 KBS가 19%에서 25%로 더 높이 올라가 지상파 중 불신도 최고는 아니였다.
그러나 최형두 의원이 문제 제기한 본질은 의미가 있었다. 왜냐하면 이 로이터 저널리즘 조사는 보고서 본문에서 “철저한 조사가 아니므로 통계순위를 학술적으로 인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으므로 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며 최 의원의 질의 취지는 MBC나 KBS의 불신도가 이렇게 높다는 것에 유념하라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최민희 위원장이 동료 의원의 질의 직후에 이런 식의 반론을 펴서 일방적으로 동료 의원 발언의 전체 취지를 말살시키는 식으로 ‘팩트체크’를 하였다. 여당 의원 질의만을 골라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번 KBS 국감에서 최형두 의원이 BBC의 시청료 폐지 정책을 인용하여 질의하자 영국의 정권교체로 영국 문화부의 입장이 바뀌었으니 이러한 정책을 인용하지 말라고 다시 ‘팩트체크’를 하였다. 2022년 영국이 BBC 수신료를 2028년 폐지할 것을 제안한 것은 유튜브 시청자와 유료 케이블 시청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과거 전파의 희소성에 기반하여 징수해온 수신료를 유지할 명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TV를 거의 보지 않는 젊은 세대들에게 수신료 징수는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여전히 유효한 질의 내용이었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팩트가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하니 국회의원 질의의 본질적 취지를 훼손하고 마는 결과를 낳았다.
▣ 이진숙 위원장의 유튜브 출연을 질타했지만 김현 방통위원의 유튜브 출연은 팩트 왜곡
최민희 방통위원장은 또한 이번 방통위 국감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유튜브 출연을 맹비난하였고 이에 대해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이 김현 전 방통위원도 유튜브에 현직 신분으로 출연한 기억이 있다고 답하자 이를 추궁하면서 “팩트가 다르다”면서 발언을 정정할 것을 강요하다시피 하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김현 전 방통위원은 지난해 여름 방통위원 임기를 마치는 날 뉴스토마토라는 진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효재 직무대행과 이동관 방통위원장 내정자의 정책을 맹비난하였다. 김현 전 방통위원은 이뿐 아니라 현직 방통위원 신분으로 정치적으로 편향된 내용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연일 이어나간 바 있다.
김현 전 방통위원은 방통위원 신분으로 정치활동을 해도 자유이고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유튜브 출연을 했다고 맹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이러한 사례를 보았을 때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팩트체크는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너무도 허술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너무도 가혹하다.
이러한 팩트체크는 사실상 국회의원 발언권을 제약하고 표현행위 내용에 위헌적으로 간섭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절되어야 하며 결정적으로 위원장의 주장에 재반박할 기회가 사실상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
최민희과방위원장은 더 이상 팩트체크의 이름으로 국회의원의 발언권을 제약하는 불법을 지속해서는 안될 것이다.
2024.10.25.
MBC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