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을 맞아 등산객이 증가하면서 산악 구조 요청도 잇따르는 가운데 단순 체력 소진을 이유로 요청하는 상황이 빈번해 긴급한 구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1일 YTN은 강원 설악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의 구조 현장을 조명했다. 발목과 머리 등을 다친 한 여성이 구조를 요청했고, 출동한 구조대원 20여명이 어두운 산길을 5시간 동안 걸어가 여성을 구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설악산에서는 지난달부터 주말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구조 요청이 오고 있다. 이 중 절반은 다치지 않았는데 '걷기 힘들다'는 등 체력 소진을 이유로 구조를 요청했다고.
손경완 설악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장은 "구조대원들이 (구조 요청한 등산객을) 돌아가면서 업고 하산했는데 주차장에 오게 되면 두 발로 걸어서 귀가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럴 때 맥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불필요한 구조 요청은 실제 긴급한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 대응하는 시간을 지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 코스를 선택하고 출입이 금지된 탐방로는 사고 위험이 큰 만큼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전국 산악사고 구조 건수는 총 3만3236건이다. 특히 단풍철을 맞아 산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는 9월과 10월은 출동 건수의 25%가 집중됐다. 출동 원인으로는 실족·추락이 2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산악 기타 사고(27.9%), 조난 수색(26%), 개인 질환(9.9%)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