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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못받아 자리 비웠더니…공급 부족 비상” [레미콘, 이젠②]


입력 2024.10.17 07:02 수정 2024.10.17 07:02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내년 문 닫는 삼표 풍납 공장, 대체 부지 확보 불투명

“연간 최대 생산량 60만㎥이나 되는데”…레미콘 수급 차질로 이어져

“도심 내 공장 이전,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

삼표 풍납 공장. 삼표산업은 내년 말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풍납 레미콘 공장의 대체부지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1년여의 시작이 남아 있지만, 앞선 사례들로 인해 공장 폐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서울 내 주요 레미콘 공장들이 문을 닫으며 수도권 레미콘 공급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차선책으로 수도권에 대체 부지를 확보해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지만, 마땅한 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레미콘 공장을 혐오시설로 보는 현상이 서울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어서다.


서울 인접 지역에 대체부지 마련해야 하지만…업계선 “불가능”


삼표산업은 내년 말 공장 문을 닫아야 하는 풍납 레미콘 공장의 대체부지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1년여의 시작이 남아 있지만, 앞선 사례들로 인해 공장 폐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22년 삼표 성수 공장의 경우 대체부지를 찾지 못하고 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당초 이전을 위해 수도권 곳곳을 물색했지만 레미콘 공장을 반기는 지자체와 주민들은 없었다.


이들 공장이 서울권에 공급하던 레미콘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맞붙어 있는 경기권 지역에서 대체 부지를 찾아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서울과 접근성이 높은 인접 지역도 개발이 될 대로 됐기 때문에 주택가와 떨어져 민원에 시달리지 않으면서도 서울로의 교통이 원활한 곳을 찾긴 어렵다. 조건에 맞는 곳을 찾다 보면 서울권역 공급과 무관한 지역이어서 결국 공장 이전 없이 폐쇄 결정을 내린다는 설명이다.


삼표 관계자는 “경기권에서 이전할 수 있는 부지를 알아보기는 했지만 주민들에게 환영받는 시설이 아니다 보니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공장 민원 문제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인구가 많은 서울 인접 지역은 부지 확보가 불가능하고, 수도권 외곽으로 가다보면 서울에 공급할 수 없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어 공장 이전 없이 철거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미콘 생산량은 감소…대안 마련도 불투명


큰 규모의 공장들이 문을 닫고 중소 규모 공장만 남게 되면서 서울시내 건설현장의 레미콘 수급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은 건설현장에 필수적인 자재지만, 민원으로 서울을 비롯한 도심 내 공장 이전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이는 결국 레미콘 물류비, 더 나아가 건축비 상승으로 이어져 공사 지연, 분양가 상승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표 성수 공장은 철거 전 단일 공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레미콘 공장으로 평가받았다. 하루 최대 레미콘 생산량은 7000㎥로 연간 최대 175만㎥을 생산했는데 통상 아파트 3.3㎥ 당 레미콘 1㎥가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79.3㎥ 아파트를 7만3000여가구 지을 수 있는 물량이다.


풍납공장 생산량도 연간 최대 60만㎥를 생산하는 공장이지만, 내년 폐쇄 이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어 우려가 크다.


한일시멘트는 2016년 영등포 레미콘 공장 부지 매각 당시, 부천에 위치한 공장으로 배처플랜트 등 설비 일부를 옮기는 것으로 대안을 강구했다. 영등포 공장은 2개의 배처플랜트로 시간당 570㎥를 생산했는데, 마찬가지로 조건에 맞는 부지를 찾지 못해 수도권에 위치한 공장이 일부 물량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쳤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배처플랜트 2개 중 1개를 부천에 옮겨 영등포 공장 생산량을 일부 대체하도록 했다. 기존의 생산량을 모두 유지하지는 못했다”며 “생산뿐 아니라 레미콘 운반도 영등포 공장이 하던 것을 부천 공장이 모두 커버하지는 못한다. 부천과 영등포 공장의 접점 지역까지만 공급이 가능하고, 종로 등 서울 한복판까지는 어렵다”고 말했다.


▲<“90분 내 타설해야 하지만”…서울 한복판까지 운반 아슬아슬 [레미콘, 이젠③]>에서 이어집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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