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26일 오동운 변호사 공수처장 지명…공수처, 인사청문회 준비 착수
공수처장 후보자, 김진욱 전 처장 퇴임 후 3개월 만에 지명…인사청문 절차 20일 안팎 소요
법조계 "개인적 역량은 큰 차이 없을 것…판사 출신이어서 수사력 약한 것 아닌 의지의 문제"
오동운 "공수처, 지난 3년 동안 기대에 부응 못해…국민 신뢰 받을 방안 고민할 것"
지난 1월 말부터 석 달 이상 비어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에 판사 출신 오동운 법무법인 금성 변호사가 지명됐다. 법조계에서는 판사 출신 후보자 지명으로 수사력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개인적 역량이야 큰 차이가 있겠느냐"면서도 "다만 두 사람이 다 판사 출신이면 수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차장은 검사 출신으로 임명해서 보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6일 공수처는 윤석열 대통령이 오 후보자를 지명함에 따라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구성하고 지원 업무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준비단 단장은 이형석 기획조정관이 맡았으며 ▲국회 ▲신상 ▲언론 ▲행정 등 4개 팀으로 구성됐다.
공수처장 후보자가 지명된 건 올해 1월 20일 김진욱 전 처장이 퇴임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 2인을 추천한 지는 2개월여 만이다.
일반적으로 인사청문 절차에는 20일 안팎이 소요된다. 이에 다음 달 말 21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기 전 처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공수처는 지휘부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며 각종 외풍에 시달려왔다. 주요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책임질 지휘부의 부재로 수사는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임명 사태를 겪으면서는 "정치질을 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새 지휘부가 취임하면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부터 감사원의 국민권익위원회 표적 감사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여러 사건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판사 출신인 오 후보자가 지명되며 일각에서는 수사력 부족 논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법조계에서는 이같은 우려를 검사 출신 차장 임명으로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식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언뜻 보면 '검찰을 또 임명하느냐', '검사 정권이냐'는 우려를 의식해서 지명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실에서 검사를 계속 요직에 임명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인 역량이야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느냐"면서도 "이번에는 처장을 좀 다른(검사) 분으로 하지 않겠느냐. 그런 쪽으로 해서 조금 보강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좀 든다. 두 분 다 판사면 쉽지 않을 거 같다"고 전망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검찰 출신을 임명하자니 검찰과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겠느냐"며 "판사 출신이어서 수사력이 약한 게 아니라 의지의 문제다. 판사 출신이 한다고 수사력이 떨어진다든가 그렇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차장은 검사 출신으로 임명해 (수사력을) 보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오 변호사는 이날 지명 직후 소감문을 통해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국민적 열망과 기대를 안고 설립된 공수처지만 지난 3년 동안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 잘 알고 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명실상부 독립적 수사기관으로서 권력기관을 견제하고 부패범죄를 일소하는 책임과 역할을 다해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