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명계 의원 중심으로 '민주연대' 추진
이낙연 "무엇이든 열린 마음으로 들어줄 수 있어"
"그럼에도 대표는 이낙연…리더십 안 뺏겨"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추진하는 '민주연대(가칭)' 모임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현역 의원을 대거 확보해 세를 키우겠단 의지를 바탕으로, 당명 변경 등 '안방'까지 내어줄 수 있다며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현역 의원 합류 여부가 4·10 총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마지막 동앗줄'이 된 셈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 후보 공천 과정에서 하위 10~20% 판정을 받거나 원천 배제된 비명계 의원들은 탈당 후 '민주연대'를 만들어 새로운미래와 통합할 것으로 알려졌다. 탈당 수순을 밟을 의원 규모는 설훈 의원을 포함해 5명에서 최대 1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박영순 의원이 새로운미래에 합류했으며, 설훈 의원도 '민주연대' 결성 후 합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이어 홍영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며 내주초 탈당 선언을 할 것을 암시했다.
홍 의원은 "민주의 원칙과 명분도 사라졌다. 민주당이 지켜온 정신과 가치가 송두리 채 흔들린다"며 "'이재명을 위한 시스템공천'만 앙상하게 남았다. 민주주의를 거꾸러뜨리고 흔드는 윤석열의 검찰독재와 이재명의 사당화에 맞서 싸우겠다. 윤석열과 이재명을 지키는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을 지키는 정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기류를 감지한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들을 향해 새로운미래 입성을 위한 문을 활짝 개방해 놨다. 당명이든 2선후퇴든 현역 의원들의 요구라면 무엇이든 열린 마음으로 들어줄 자세가 돼있단 것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에서 "동지들을 받아들이면서 내가 언제든지 동지들을 위해서 자리를 열어드릴 용의가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며 "나 자신을 위해 (새로운미래를) 하는 게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위기로 빠져가는데 또 민주당이 타락해 가는데 우리가 안전장치 또는 비상출구 역할이라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그 역할을 해주면 나는 뒤에서 도와줘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열린 긴급기자회견 후 취재진을 만나서도 당명 변경 가능성에 대해 "민주연대가 생기고 우리가 협력하는 데 필요하다면 (당명 변경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자세로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연대와의 통합과 관련해서는 "아직 실체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힘을 합치는 데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지 할 마음으로 하겠다. 그런 자세로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주연대가 탄생할 경우 새로운미래와 함께 연대할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이 대표의 의지와 함께 새로운미래가 당 노선을 '진짜 민주당'으로 내세운 만큼, 민주연대와는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아 창당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새로운미래와 통합해 당명을 변경하는 것이 민주연대 입장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 공동대표가 새로운미래의 주도권을 쉽게 빼앗기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이 공동대표의 정치적 중량감을 무시할 수 없을 뿐더러, 현역 의원들 중에서는 이 공동대표라는 인물을 보고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인물들도 있는 점에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제 선거를 치러야 하는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무소속인 것보다 새로운미래에 속하는 게 나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이들이 합류된다 하더라도) 새로운미래가 현역 의원들 중심으로 흘러가기보단 어쨌든 대표 직함이 있는 이낙연 대표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