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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vs 김두관 '드림매치' 성사…'잠룡' 金, 양산을 출마 요청 수용


입력 2024.02.08 11:56 수정 2024.02.08 11:58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경남 양산을' 지역구서 총선 체제 돌입

전직 경남도지사, 잠룡간 빅매치 성사

"낙동강 벨트 탈환, 나라 위한 승리 출발

되리라 믿어…기꺼이 광야의길 가겠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경남 양산을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낙동강 벨트'를 탈환해달라는 당 지도부 요청을 수용해 이번 총선에서 경남 양산을에서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둘 다 경남도지사를 지냈으며, 각각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태호 의원과 김두관 의원 간의 '드림매치'가 성사되게 됐다.


김태호 의원은 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낙동강의 최전선 양산에 온몸을 던지겠다. 민주당 낙동강 로드, 내가 반드시 막겠다"고 천명했다.


우선 그는 "그동안 당이 어려울 때 그냥 보고만 있지 않았다"며 "낙동강 벨트를 총선 승리의 교두보로 만들어달라는 당의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얼마 전까지 고향의 유권자들께 고향을 지키고 지역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려왔다"면서도 "당이 처해있는 현실이 너무나 절박하기에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사정을 밝혔다.


김 의원은 "2011년 경남의 험지 김해에 출마할 때도, 2016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때도, 탄핵 이후 2018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때도, 당의 부름에 흔쾌히 응했다"며 "가고 싶은 길보다 가야 하는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4년 전 무소속의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셨던 고향 분들께 한없이 죄송한 마음"이라며 "어디에 서 있든 그 은혜는 평생 가슴에 묻고 반드시 갚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상황에 대해선 "거대 야당의 횡포에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한 석이라도 이기는 것이 나라를 지키고 고향을 지키는 일이기에 기꺼이 광야의 길을 가겠다"며 "낙동강 벨트 탈환이 나라를 위한 큰 승리의 출발이 되리라 믿는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끝으로 "당을 위해 내가 더 쓸모 있게 쓰인다면,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도 또 가겠다"며 "양산시민 여러분의 힘을 믿는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두 '김 의원', 각 진영서 '2% 부족한 잠룡'
21대 때는 대선후보나 당권 등 활약 못해
'너를 내 자산 삼아서 대권으로 가겠다'…
불감청고소원 '드림매치', 기대감 최고조


김태호 의원은 지난 1998년 경남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2002년 거창군수를 거쳐 2003년 경남도지사로 당선되며 역대 최연소 민선 광역자치단체장으로 단숨에 잠재적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 경남도지사 재선에 성공해 2010년까지 재임하며 PK 잠룡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2011년 열린 재보궐선거를 통해 김해을 지역에서 당선되며 국회에도 첫 발을 내딛은 김 의원은 2012년 19대 국회에서도 같은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재선 의원이 됐다. 20대 총선을 불출마한 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선 무소속으로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군에서 당선되며 3선 고지를 밟았고, 국민의힘으로 복당한 뒤 21대 국회 후반기에서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선출됐다.


한편 김태호 의원의 맞상대인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995년 무소속 남해군수로 재선을 지낸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태호 의원의 뒤를 이어 경남도지사로 당선됐다. 2012년 경남도지사를 사퇴하고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문재인 후보 등과 겨룬 이래, 꾸준히 민주당내 'PK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김태호 의원의 경남 양산을 출마 선언을 향해 "(김태호 의원은) 첫 도지사 당선시 41세로 역대 최연소 도지사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고 일단 추켜세우면서 "중앙의 여러 경험도 충분히 하신 분이니 부울경의 판도를 놓고 겨룬다면 부울경의 민심을 바라보는 큰 상징이 되리라 본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이번 총선의 가장 핵심적인 의제를 더욱 구체화시키기 위해서는 상징적인 싸움이 필요하다"며 "김두관과 김태호의 대결은 지역민 모두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부각했다.


김태호 의원이나 김두관 의원이나 이번 총선에서는 피차 상대 진영의 거물급 인사를 잡고 정치적 체급을 불릴 필요가 있었다는 점에서, 둘 간의 '외나무다리 싸움'은 서로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바라던 일)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태호 의원은 4년 전 고향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 '큰 정치를 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4년간 대선후보 경선에도, 전당대회에도, 원내대표 경선에도 도전하지 못했다"며 "김두관 의원도 전당대회에 나가지 못했고 당내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다가 패하는 등 아픔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각각 58년생과 62년생인 두 김 의원은 오는 2027년 대선에서는 어떻게든 정치적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인데, 이 시점에 상대 잠룡을 베어 쓰러뜨린다는 것은 22대 국회 임기 중 '큰 정치'를 하기 위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김태호·김두관 의원 두 명 중 누가 상대방을 먹고 누가 상대방에게 먹힐 것인가는 이번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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