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7차례 연속 '숨고르기'
"가계부채 증가 불확실성도 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 연속 연 3.50%로 동결했다. 국내 물가 둔화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위축된 경기에 보다 초점을 둔 결정이다.
한은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 이후 일곱 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전월(3.7%)보다 상승했다. 지난 7월(2.3%) 2%대까지 하락했지만 8월부터 3%대로 올라선 이후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향후 국내 물가는 수요 압력 약화,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게 금통위의 판단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상반기 중 3% 내외를 나타내고, 연간으로는 올해 3.6%, 내년 2.6%로 전망된다.
이처럼 물가 둔화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해 경기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동결 결정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5.25~5.50%)과의 금리 격차는 2.00%포인트(p)가 유지됐다. 이는 지난 2000년 10월(1.50%p) 이후 가장 큰 격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