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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화제성에만 기댄 캐스팅…사라진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위원’의 무게감


입력 2022.11.12 08:06 수정 2022.11.12 08:0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 등 심사위원 자질 논란

유명세나 화제성만 쫓는 섭외...공정성엔 독약

"'관중단' 이름으로 심사와 무관한 별도 그룹 구성해야"

어느 분야에서건 누군가를 ‘심사’한다는 것에는 큼 무게감이 따른다. 심사위원의 평가는 참가자들의 당락이 결정되거나, 순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심찮게 ‘심사위원 자질 논란’이 불거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 잣대는 더욱 엄격해진다.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많은 스타를 배출해낸 TV조선 ‘미스터트롯’의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공개된 심사위원 명단이 대중의 심기를 건드렸다. 트로트가수를 뽑는 오디션에서 가수 강다니엘과 FT아일랜드 이홍기, 이달의소녀 츄 등이 심사위원으로 합류하면서다. 대중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흐려지는 것은 물론 이들이 누군가를(특히 트로트 장르의 참가자들을) 심사할 만한 자질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드러냈다. 단순히 ‘화제성에만 기댄’ 캐스팅이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졌다.


‘미스터트롯2’와는 조금 다른 종류의 논란이지만, 12일 첫 방송을 아파둔 MBN ‘불타는 트롯맨’은 논문 표절로 활동을 중단했던 트로트 가수 홍진영을 심사위원에 합류시키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표절 논란 당시 거짓 해명 의혹은 물론, 잘못이 밝혀진 후에도 제대로 된 사과 없이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여론을 더 악화시켰던 터다. 뿐만 아니라 과거 엠넷 ‘트로트 엑스’ 심사위원 당시 무례한 태도도 한 차례 비판을 받았던 적이 있어 그의 심사위원 행보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화제성에만 기댄 캐스팅을 한 것은 아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라고 불리는 엠넷 ‘슈퍼스타K’의 경우 이승철, 양현석, 윤종신 등을 비롯해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던 대선배들이 출연했고. SBS ‘케이팝스타’의 경우는 케이팝 3대 기획사로 꼽히는 SM, JYP, YG, 안테나 등 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을 내걸고 각 기획사의 대표 프로듀서나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가수를 심사위원으로 두는 식이었다. 이밖에도 각 장르에 따른 전문가나 그 장르에 탁월한 식견을 지닌 심사위원을 섭외했다.


단순히 프로그램 심사위원 섭외에 ‘유명세’나 ‘화제성’만을 쫓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공정성과 신뢰성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그간 다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영되어 오면서 공정성과 신뢰성이 떨어진 상황인 터라 심사위원 선정에도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지적이다.


물론 이미 가요계를 먼저 접한 가수들이 심사위원에 합류하면서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는 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선 기존의 획일화 된 심사위원 기준을 깨는 것도 이해는 된다. 심사의 영역이라는 것이 각자마다 평가하는 기준이나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의 심사평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가수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에서 비롯된 무차별적 비난은 분명 경계해야할 문제이긴 하다.


그럼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거나 우승자 결정에 직·간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심사위원의 존재가 그만큼 절대적이라는 점은 무시하기 어렵다. 시청자 투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특정 팬덤을 제외한 시청자들은 그간의 심사위원의 평가를 참고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작가 A씨는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는 (참가자들이)유명인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존 팬덤이 탄탄한 가수를 섭외하기도 한다”면서 “공정성 면에서 문제가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심사위원의 ‘다양성’에 초점을 두고 전문가와 그렇지 않은 이들을 고루 섭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의 입장에선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다만 심사위원은 전문성 있는 이들로 구성하고 일부 프로그램처럼 ‘연예인 관중단’ 등의 이름으로 심사와는 절대 무관한 별도의 출연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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