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이정재와 나란히 해외 영화제 나들이
감독 정우성의 장편 연출 데뷔작 ‘보호자’가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서른 살 차이는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다’는 등 사랑을 고백하는 팬들을 향해 “오히려 당신이 손해”라며 프러포즈 금지령을 내린 정우성이지만, 세계적 영화제들의 초청 세례는 반가울 듯하다.
영화 ‘보호자’는 오는 10월 6~16일 열리는 제55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SITGES–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of Catalonia) 경쟁 부문 오르비타(Orbita)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브뤼셀 판타스틱영화제, 포르투갈 판타스포르토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장르영화제로 불리는데 호러, 스릴러, 액션, 애니메이션 등 장르영화를 전 세계에 가장 먼저 소개하는 유서 깊은 영화제다.
‘보호자’가 초청된 오르비타 섹션은 액션, 스릴러, 어드벤처 등 판타스틱 장르영화를 초청해 국제심사위원단의 투표로 최우수 장편 작품상을 선정하는 경쟁 부문이다. 앞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김지운 감독의 ‘밀정’,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등이 해당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앞서 ‘보호자’는 오는 9월 열리는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되기도 했다. 첫 장편 연출작으로 초청된 기쁨과 더불어 영화인 정우성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보호자’의 주연배우이기도 한 정우성은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되었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감시자들’,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아수라’에 이어 네 번째로 토론토 영화제에서 관객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당시, 토론토 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인 지오바나 풀비는 ‘보호자’ 초청 이유에 대해 “한국의 슈퍼스타인 정우성의 감독 데뷔작은 관객들이 바라는 현대적 스릴러 영화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파워풀 액션 시퀀스와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 그리고 주인공으로서 정우성 그 자체인 영화”라고 극찬했다.
최근 정우성의 절친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가 국내에서는 관객 4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해외에서도 토론토와 시체스 등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고 144개국에 선판매되는 등 호조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우성-이정재 30년 지기 ‘깐부 친구’가 나란히 감독 겸 주연작으로 세계적 관심을 받는 모양새다.
배우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가 먼저 국내 개봉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배우 정우성의 장편 데뷔작 ‘보호자’가 먼저 마무리된 상태라 해외에서는 ‘병렬 행보’를 보이는 배경이 됐다. 연출 경력으로 보자면 정우성이 ‘선배 감독’이다. 정우성은 지난 2002년 같은 소속사였던 그룹 god의 뮤직비디오 ‘LOVE b(플랫)’을 연출했다. 2014년에는 단편영화 ‘킬러 앞에 노인’을 연출했다. 정우성은 2016년 개봉한 ‘나를 잊지 말아요’,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헌트’에 이어 세계적 주목을 받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 자신을 쫓는 ‘과거’로부터 벗어나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수혁(정우성 분)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두말하면 입 아픈 김남길, 박성웅에 최근 드라마 ‘안나’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배우 김준한이 함께한 가운데 ‘존 윅’의 키아누 리브스를 능가할 고독한 사내 정우성의 스릴러 액션을 기대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