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자유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 목숨 초개와 같이 던진 분들
무명의 희생과 헌신도 기억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엄수된 한국광복군 선열 합동 봉송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오늘날 자유는 선열들의 희생 위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봉송식에서 "오늘날 우리가 마음껏 누리고 있는 자유는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과 절망 속에서도 오직 자유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던진 분들의 희생 위에 서 있는 것"이라 언급했다.
한국광복군 제2지대 김유신·김찬원·백정현·이해순·동방석·이도순·김성률·김운백·문학준·안일용·전일묵·정상섭·한휘 지사 및 한국광복군 제3지대 김순근·이한기·조대균 지사를 비롯해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서 활동하다 순국한 현이평 지사 등 17위 선열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한 윤 대통령은 "선열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명복을 빈다"고 추모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헌병에 체포된 후에도 결코 앉아서 죽을 때를 기다릴 수 없다고 탈출을 시도하다 순국하신 백정현 지사와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잔혹한 고문이 계속되자 군사기밀을 누설하지 않기 위해 스무 살의 꽃다운 나이에 옥중 자결을 선택하신 김순근 지사 등과 같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름도 남김없이 쓰러져갔던 영웅들을 우리가 끝까지 기억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책임있게 예우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무명의 희생과 헌신도 국가의 이름으로 끝까지 챙기고 기억할 것이다. 다시 한번 선열들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봉송식은 서울 수유리 광복군 합동 묘소에 안장되어 있던 故 김유신 지사 등 17위 선열들을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장하기 위한 봉송 행사다. 중국 지역에서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거나 직계 후손이 없어 그동안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열들을 광복 제77주년을 맞아 국립묘지로 모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안병석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여운태 육군참모차장 등 우리 군 주요직위자도 참석해 선열들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윤 대통령은 봉송식 행사 참석 전 충열대와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된 한국광복군 출신 故 김천성 지사와 故 이재현 지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으며 故 이재현 지사 묘소에서 이 지사의 장녀인 이여진 씨를 만나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 故 한휘 지사에게 건국훈장을 수여했는데, 한 지사는 17위 선열 중 현재까지 유일하게 건국훈장이 포상되지 않았던 선열이다. 윤 대통령은 故 이재현 지사의 아들에게 훈장을 대신 수여하며 "오늘 故 한휘 지사님의 공적을 정부가 발굴하여 건국훈장을 수여함으로써 광복 77년 만에 17위 선열 모두를 국립묘지로 모실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추모사 후 이어진 추모공연에서는 국악인 고영열 씨가 故 이재현 지사와 故 한형석 지사가 창작한 '여명의 노래'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