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1세대...정기 검사서 자기매매 의심 정황 포착
전격 은퇴를 선언한 ‘가치투자 1세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차명투자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강 회장이 차명을 통한 자기매매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하고 제재 수위를 논의 중이다.
금감원은 강 회장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공유오피스 운영업체 ‘원더플러스’에 본인 자금을 대여한 뒤 법인 명의로 자산을 운용한 행위를 ‘차명 투자’의 일종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더플러스는 강 회장이 대주주로, 강 회장의 딸이 2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금감원은 강 회장의 행위가 단순 자금 대여가 아니라는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정기검사를 마친 뒤 제재심의위원회에 안건을 부의하기 위한 제재 조치안을 마련하는 중으로 확정되는대로 금융위원회에 제재안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강 회장은 내달 열리는 임시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현재 맡고 있는 등기이사와 회장직을 모두 내려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강 회장의 뒤를 이을 신임 운용총괄책임자(CIO) 자리는 20여년간 에셋플러스 운용본부를 이끌어 온 정석훈 전무가 맡게 된다.
강 회장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홈페이지에 올린 ‘고객님이 함께 부자 되는 여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할 것입니다’라는 제하의 특별서신을 통해 “저는 오늘 지난 23년간 에셋플러스에서 맡았던 제 소임을 다하고 떠나고자 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고객님과 함께하지 못해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오래전부터 제 마음속에 계획했던 일이었고 이제는 때가 된 거 같아 어렵지만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개인적으로 제2의 인생을 그 동안 꿈꿔왔던 끼 있는 투자자의 발굴과 교육, 유능한 펀드매니저의 양성 등 사회와 자본시장에 더 기여할 수 있는 곳에 저의 남은 열정을 쏟고자 한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에셋플러스와 고객님을 위한 옳은 결정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