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여명 직원 가운데 0.4%만 노조 가입
한 달 간 30차례 넘는 집회에도 참여율 저조
쿠팡 “노조가 단체 교섭 재개 약속 깨고 합의 사항 일방 파기”
지난달 말부터 한달 넘게 지속 중인 민주노총의 쿠팡 점거 농성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상당수 쿠팡과 관련 없는 인원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은 회사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정식으로 사측에 맞서 활동을 벌이는 것이 정상인데,쿠팡의 경우 실제 근로환경을 알지 못하는 노조원들이 뭉쳐 불법 점거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는 말이 물류업계에서 나온다.
직원 8600명 중 4700명이 가입한 원청 노조, 하청 노조가 임금인상 등을 두고 갈등을 벌인 대우조선해양 상황과 비교해도 진정성을 찾기 어렵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25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쿠팡 풀필먼트서비스(CFS) 전체 직원 4만1288명(2021년 기준)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 물류센터지회 소속 노조원은 200여명(약 0.4%)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폭염대책, 전임 노조 간부 복직 등을 주장하며 지난달 23일부터 쿠팡 본사에서 점거 농성을 벌였는데, 여기에 상시로 참여한 인원 또한 대부분 민주노총 간부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본사에서 매일 노숙 농성을 벌인 인원은 20~30여명 수준인데 쿠팡 소속 근로자는 한자리 수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쿠팡의 노조 가입률은 지난해 말 기준 CJ 대한통운 택배노조(8.5%)는 물론 삼성전자(4%), 현대차(68.5%), LG전자(7.5%) 등 주요 제조 대기업보다 낮다.
지난 23일 경기도 동탄시 쿠팡 물류센터 앞에서 진행된 노조 집회에도 민주노총 소속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측은 50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70~80%가 다른 노조 조합원들로 추정하고 있다.
7kg 차단봉 투척, 무단진입 시도…저조한 근로자 참여율에 명분 잃어가나
잇따른 집회에 쿠팡 현장직 근로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는 게 회사의 주장이다.
민주노총 측은 “쿠팡 물류센터에 에어컨이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쿠팡 측은 최근 동탄물류센터 등 주요 물류센터에 에어컨 등 사진을 공개하며 냉방기기 수천대를 운영 중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한 달간 노조는 30여차례가 넘는 집회를 벌였는데 쿠팡 근로자들의 참여율은 그다지 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자 참석율이 저조한데다 외부 노조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노총 집회는 연일 과격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잠실 본사를 점거한 민주노총은 지난달 30일 쿠팡 측과 대치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직원 2명이 부상당해 병원에 이송됐다.
매일 오전·점심·오후 본사 앞 집회를 벌이고 외부 인원을 동원해 본사 무단 진입을 시도했다.
지난 15일엔 민주노총의 한 간부가 본사 로비에 있는 7㎏짜리 차단봉을 쿠팡 직원에게 던지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노조가 점거 농성을 해제하고 8월 초부터 쿠팡 측과 단체 교섭을 재개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지난 23일 동탄 물류센터 집회 이후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것이 쿠팡의 입장이다.
쿠팡 측은 “장기간의 불법 점거 농성에 이어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한 것은 노사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