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여당,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난타
최근 내놓은 세제개편 집중포화
정치인 출신 추 부총리 대응 관심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국회 대정부질문을 앞둔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경제 인사들이 ‘경제 무능론’을 앞세운 야당 의원들의 파상공세를 어떤 ‘방패’로 막아낼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지난 25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시작으로 사흘간 대정부질문을 시작했다. 26일에는 경제 분야에 관한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는데,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삼고 시대’ 경제 상황을 두고 야당 의원들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 무능을 강도 높게 꼬집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는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임이자·조명희·최승재·한무경 의원이 질의자로 나선다. 야당에선 김경협·김한정·신동근·이성만·홍성국·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질의할 예정이다.
대정부질문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다는 점에서 현재 경제 불안에 대한 책임소재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과 이른바 ‘빚투’ 열풍에 따른 청년층 채무 조정 논란 등이 주요 논쟁거리로 예상된다.
여당에서는 현재 위기가 전임 정권, 즉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과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급상승, 부동산 정책 등의 실패에서 기인했음을 강조하며 현 경제 당국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야당에서는 경제 위기가 현 정부 경제팀 무능에서 비롯한 것으로 규정하고 공세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부자 감세’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질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 질의자 명단을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를 거쳐 경제·금융 전문가로 통하면서 현재 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은 홍성국 의원이 첫 질의자로 나선다. 이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경협 의원과 최근 대통령실 비공개 수의계약을 비판해 온 이성만 의원,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 오기형 의원 등이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예고하고 있다.
대정부질문 답변에 나설 추 부총리가 기재부 출신 경제 전문가이자 재선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논쟁은 더욱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국회에 있을 때 문 정부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고, 지난해에는 전(全)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재정건전성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했다. 2020년에는 법률소비자연맹 평가에서 대정부질문 우수의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러한 이력과 경제가 갖는 ‘연속성’을 고려할 때 추 부총리는 현재 경제 상황이 전임 정부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전 정부로부터 시작한 경제 위기를 앞세워 현 정부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최근 내놓은 세제개편안은 경제 활력을 위한 필요성을 역설하고 야당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정부 질문은 각종 경제 상황이 어렵고 하니 경제 현안, 물가, 구조개혁 관련한 질문을 예상한다”며 “지금까지 발표한 내용, 그것을 기초로 수없이 많은 대책을 소개한 만큼 경제 실상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향후 전망과 정책에 대해 국회의원과 국민께 소상히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제개편 논란에 대해서는 “아직 (세제개편안) 전체적인 내용을 못 보고 (일부 야당 의원들이) 견해를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정부안을 만들었고, 내용이 이렇다는 걸 데이터와 각종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의원들의) 이해를 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