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개막 앞둔 가운데 타율 0.341로 전체 1위
페이스 잃지 않는다면 역대 최초 40대 타격왕 등극
시즌이 시작됐을 때만 하더라도 ‘불혹’의 이대호가 이렇게까지 활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한 이대호는 매 경기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살도 훌쩍 빠졌고 특유의 부드럽고 유연함을 갖춘 스윙으로 황혼의 불꽃을 태우고 있다.
83경기에 출전 중인 이대호는 타율 0.341 11홈런 4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20홈런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타점 역시 80개 전후로 팀 내 최고 수준을 예약할 수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역시나 안타 생산 능력이다.
전반기를 마감한 현재 100안타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단 7명뿐인데 108개를 친 이대호는 삼성 피렐라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타격왕까지도 가능한 이대호다. 타율 0.341을 기록하면서 피렐라(0.340)와 초접전 양상을 벌이고 있으며 키움 이정후(타율 0.331, 106안타)까지 포함, 3파전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만약 이대호가 페이스를 잃지 않고 지금의 타율을 유지한다면 KBO리그 역대 최초 40대 타격왕이라는 전설을 쓸 수 있다.
지금까지 최고령 타격왕 기록은 2013년 LG 이병규가 기록한 39세다. 또한 프로 원년인 1982년에는 MBC 백인천이 KBO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인 4할 타율(0.412)을 이병규와 같은 39세 나이에 작성한 바 있다.
신체적인 능력은 20대 중반 완성되며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점을 찍은 뒤 30대 중반을 넘어가며 하락세가 온다는 것이 중론이다. KBO리그를 거쳐간 수많은 레전드들도 30대 중반을 넘기며 나이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40세 이대호의 타격왕 경쟁이 경이로울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시험대는 여름이다. 많은 선수들이 7~8월 푹푹 찌는 무더위에 체력이 떨어지고 결국 페이스를 잃는 경우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이는 40세 이대호에게 더욱 큰 어려움이 아닐 수 없다.
이대호는 지난 주말 열렸던 올스타전에서 롯데를 넘어 야구팬 전체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여기에 부응해 홈런더비에서도 우승을 차지, 힘이 불끈 솟아난 모습이다.
후반기 이대호는 9개 구단들로부터 공식적인 은퇴 투어 행사의 주인공이 된다. 감격적인 장면이 계속해서 펼쳐질 예정인 가운데 컨디션을 유지하며 기록 부분에서도 마지막 전설을 써내려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