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 5회 마친 뒤 이대호 은퇴투어 시작 알리는 행사
마이크 잡은 이대호, 팬들에 인사 전하다 끝내 눈물
강인할 것만 같았던 이대호(롯데)도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뜻 깊은 선물을 받았다.
5회를 마친 뒤 KBO는 이대호의 은퇴투어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2001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21년 프로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
롯데는 물론 국가대표 4번 타자로도 국제대회서 맹활약을 펼친 이대호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관중이 들어찬 올스타전에서 은퇴 관련 행사가 열렸다.
이날 올스타전이 열린 잠실구장에는 많은 롯데 팬들이 찾아와 이대호의 유니폼을 흔들며 이름을 연호했다. 타 구단 팬들 역시 한마음 한뜻으로 “이대호”의 이름을 외쳤다. 이대호도 올스타전을 맞이해 등번호 위에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섰다.
행사에서는 허구연 KBO 총재가 기념액자를 증정했고, 이승엽 KBO 총재특보는 꽃목걸이를 걸어줬다. 이후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와 딸 이예서 양, 아들 이예승 군이 그라운드로 나와 이대호를 축하했다.
마이크를 잡은 신혜정 씨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주신 KBO 관계자분들과 10개 구단 직원들과 선수들, 팬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이대호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나보다 아내가 더 울 줄 알았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남은 시즌 마무리 잘 하고 더 좋은 사람으로 남겠다”고 팬들을 향해 다짐했다.
이어 잠실구장 전광판에는 이대호의 앞날을 응원하는 다양한 인사들의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롯데 주장 전준우를 필두로 왕정치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 소프트뱅크 시절 동료 야나기타 유키, 제리 로이스터, 양상문 전 롯데 감독 등이 출연해 이대호의 앞날을 응원했다.
행사를 마친 뒤 이대호는 관중들을 향해 큰 절을 올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팬들은 이대호의 응원가와 이름을 부르며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떠나가는 이대호를 아쉬워했다. 이대호도 울고, 팬들도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