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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엑시노스, 부활 날개 꺾이나…시스템반도체 약화 우려


입력 2022.07.18 06:00 수정 2022.07.15 14:01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엑시노스 2300, 갤럭시S23 미탑재 가능성 제기

팹리스·파운드리 모두와 밀접…지속 개발해야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직접 설계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가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3(가칭)에 탑재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장 모바일 사업의 수익성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의 ‘시스템반도체 비전2030’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해선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와 설계(팹리스) 모두 중요한 만큼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엑시노스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궈밍치 홍콩 텐펑국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퀄컴이 삼성전자 갤럭시S23의 유일한 AP 공급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삼성전자는 통상 플래그십 모델에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지역에 따라 채택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 왔다.


엑시노스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 것은 올해 초 출시된 ‘엑시노스 2200’이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4나노(nm,1nm는10억분의1m) 미세공정에서 생산된 엑시노스 2200은 출시 직전까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의 퀄컴 의존도를 낮춰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수율과 발열 문제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유럽 등 일부 지역 외에 출시되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8 Gen1을 탑재했다.


이처럼 엑시노스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전자의 계획에도 다소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엑시노스 시리즈가 팹리스와 파운드리 등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엑시노스의 흥행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에 치중된 구조를 탈피해 AP와 같은 비메모리 쪽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메모리에만 치중된 사업구조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엑시노스 시리즈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생산되는데 해당 부서는 최근 다양한 부품의 내제화를 통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중장기 사업 육성 방안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2라인.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엑시노스 시리즈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미세공정이 삼성전자 초격차 전략의 핵심인 만큼 이를 활용해 생산되는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공여부가 파운드리 사업의 신뢰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엑시노스 시리즈는 전량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된다.


실제 삼성전자가 연초 출시한 엑시노스2200이 성능문제로 곤혹을 치르면서 일각에서는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미세공정 수율에 문제가 있다는 풍문이 돌기도 했다. 엑시노스 시리즈는 전량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5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부터는 설계만큼 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역량도 중요하다”며 “아무리 설계가 훌륭하더라도 이를 일정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기반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다소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엑시노스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해야 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역시 엑시노스를 대체할 갤럭시 전용 AP '갤럭시칩(가칭)' 개발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IT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지난 7일(현지시간) “매년 발표하는 고급형 엑시노스 칩셋 발표를 건너뛰며 더 많은 시간을 준비해야 된다”며 “2024년에 출시하는 새 갤럭시S24(가칭)용 칩셋을 제작한다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된 사업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파운드리와 함께 팹리스 역량도 함께 높여야 된다”며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엑시노스의 개발 및 흥행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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