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말 위기에서 박병호의 평범한 내야 플라이 놓쳐
어이 없는 실책에 추가점 올린 KT도 활짝 웃지 못해
손에 땀을 쥐게 했던 경기는 어이없는 실책으로 김이 샜다.
롯데는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2 KBO리그’ KT 위즈전에서 1-3으로 져 3연패에 빠졌다. 연이틀 경기 종반 수비로 자멸한 롯데는 반등의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시즌 44패(34승)째를 당했다.
팽팽한 접전이었다. 롯데는 스파크맨이 2회 KT 오윤석에게 솔로홈런을 내줘 0-1로 끌려갔지만, 4회초 이호연의 내야안타 1-1 동점을 만들었다. 5회 1사 2,3루 위기에서는 알포드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았지만 야수들의 안정적인 수비로 1점으로 막았다. 수원에서 어린이날 악몽(0이닝 5피안타 2볼넷 1사구 6실점)을 겪었던 선발 스파크맨은 5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치열한 불펜 싸움 양상을 띠었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KT 못지않게 롯데도 전날의 패인을 곱씹으며 집중했다. 롯데는 8일 경기에서 7회까지 2-1 리드를 잡았지만 선발 찰리 반즈의 어이없는 송구로 역전패를 불러왔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도 7회 사고가 발생했다. 1사 1,2루 위기에서 롯데는 최준용을 투입했다. 외국인타자 알포드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최준용은 강타자 박병호와 마주했다.
앞선 타석에서 삼진-병살타로 좋지 않았던 박병호는 최준용을 상대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어려운 상황에서 배트를 댔는데 내야 높이 뜨고 말았다. 평범한 내야 플라이는 2루수 이호연에게 잡히며 공수 교대가 될 것처럼 보였다.
이때 사고가 발생했다. 뒷걸음질 하다 떨어지는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공을 놓쳤다. 그라운드에 넘어진 이호연도 당황했다. 롯데 서튼 감독도 어이없는 상황에 등을 돌렸다. 투수 최준용과 야수들의 표정도 얼어붙었다. 아웃 타구가 될 것으로 생각했던 박병호도 놀랐다.
그 사이 KT 주자가 홈을 밟아 스코어는 3-1이 됐다. 추가점을 올린 KT도 활짝 웃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계속된 2사 1,3루 위기에서 최준용은 장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지만 이호연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로 롯데의 지명을 받은 이호연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수비가 많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성실한 선수다. 그런 선수의 실책이라 더 뼈아팠다.
치명적 실책으로 1점을 헌납한 롯데는 KT 필승조를 넘지 못하고 패했다. 연이틀 어이없는 실책을 저지르며 연패에 빠진 롯데의 믿기지 않는 상황은 실화다.
한편, 6이닝(85개) 동안 7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소형준은 올 시즌 10승(2패) 고지를 밟으며 윌머 폰트(SSG 랜더스)와 나란히 다승 부문 2위가 됐다. 현재 다승 1위는 11승의 케이시 켈리(LG 트윈스). 2020년 데뷔 시즌 13승을 따내며 신인왕 영광을 안았던 소형준은 지난 시즌 7승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전반기에만 10승을 챙기면서 커리어 최다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