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식량안보 등 논의
미·중 회담 열릴 예정
미 국무부, 따로 러 만날 예정 없는듯
7일부터 8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러시아와 미국, 중국, 일본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세계 에너지 및 식량 안보 등 여러 안건을 두고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장,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한국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 일본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P는 특히 이번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세계 에너지 및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의 영향으로 육류, 유제품, 곡물, 설탕 및 식물성 기름 가격이 급상승하며 식량 안보 개선 방법을 찾는 목표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AP는 서방이 러시아를 적대한다며 중국이 옹호론을 펼치고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20이 합의를 달성하는 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연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비판하는 가운데,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의 회담도 열린다.
중국 CCTV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G20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주요국 외무장관 및 지역 기구 대표들과 일련의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는 두 나라 관계와 주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자신들의 상황에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국제규칙을 준수한다"며 "소위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는 사실상 미국의 사리사욕을 위해 소수의 국가들이 만든 가족규칙"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무역과 인권, 대만, 남중국해 분쟁 등 수많은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을 통해 관련 사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위 관계자들은 블링컨 장관이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경제대국으로 불리는 양국 이 대결국면으로 치닫을 가능성을 가진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가드레일'을 만들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니엘 크리텐브링크 미국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의 목표는 미중 사이 치열한 경쟁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양국이 갈등으로 격화되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미 국무부는 라브로프 외교부장을 만날 가능성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 관계자들은 이번 G20 외무장관 회의 일정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해 비난한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외교부장 사이에 공식적인 만남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AP는 라브로프 외교부장과 1:1 회의는 없어도 공식적으로 논쟁을 벌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외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을 보고 싶다"며 “우리는 아직 그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러시아인들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양자간 회담을 가질 이유를 주고 싶지만, 러시아를 통해 우리가 목격한 유일한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국가에 대한 더 잔인한 침략일 뿐이다"고 꼬집은 바 있다.
미국은 이 전쟁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와 외교, 경제적으로 ‘정당하고 정상적인 거래’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