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후배에게 막말 수준의 질문을 던져 퇴사까지 이르게 한 한 직장인의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회사에 청각장애인 있는 분 계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회사에 (후배가) 신입계약직으로 채용됐는데 얼마 안 돼 저 때문에 그만둔다고 한다"라고 적었다.
이후 다음날인 18일 A씨는 '얼마 전 장애 친구가 들어왔는데 저 때문에 관둔다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이렇게 상처 받을 줄 몰랐다. 나이도 크게 차이 안 나고 계약직 장애전형으로 회사에서 채용했다"며 "말도 잘하고 잘 들어서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 잘 챙겨줬는데 이 사단이 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제 같이 밥 먹다가 형제 있냐고 했더니 형이 있댔다. '형도 귀가 불편해?' 하니까 불편하댔다. 안타까운 마음에 '아이고…'하면서 살짝 어머님이 뭐 잘못드신 걸까 했다"며 "좀 눈치가 없고 생각 없는 거 인정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친구가 들었다. 안 들었을 거라 생각하고 지나가는 말로 '어머님 술이나 담배하셔?' 물어봤다"며 "너무 미안하고 후회되는데 별 생각 없었다. 눈치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갑자기 그만둔다고 통보가 와서 아쉽다 했는데 나 때문이라고 한다. 눈치가 없어서 그것도 몰랐는데 소문이 다 난 거 같다. 팀장님이랑 면담도 했던 거 같다"며 불안해했다.
A씨는 자신의 안위부터 걱정하며 "아마 월요일에 불려갈 거 같은데 불이익이 있을까, 폭언이나 막말까진 아닌데. 저 친구는 너무 상처받았나보다. 저 뒷담 까이겠죠? 입이 방정 맞았다. 사회생활 참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후 A씨는 후배와 나눈 메신저 캡처본을 첨부했다.
후배는 "어제 (말씀하신) 얘기를 듣고 정말 기분이 상했다"며 "저희 부모님은 저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주셨고 제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함부로 말씀하셔서는 안 될 분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심 어린 사과를 하실 거면 받아들이겠다"면서 "다만 같이 일은 못 하겠어서 퇴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A씨는 해맑게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장애라고 해서 마음에 상처가 있는 건 극복할 수 있는 거야. 나도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며 "들리지 않는 건 죄가 아니고 네 잘못도 아니야. 내 말이 그렇게 심하게 들릴 줄은, 네가 상처받을 줄은 몰랐어"라고 답했다.
이어 "그만둘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 미안해. 마음 상했다면 풀어"라며 "그리고 진심으로 걱정되고 안타까운 마음에 해 본 소리였으니 마음에 담아두지 마. 진심 아니야. 계속 함께 일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너무 아쉽다. 다른 곳에서도 잘 지내길 바랄게"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은 "저게 사과냐" "후배 꾹 참는게 보인다" "저래놓고 자기가 잘못한 줄 모르겠지" "무례하다 못해 무식하다"라며 A씨를 강력히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