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극협회, 13일 비상대책위원회 발족
성명서 발표...문체부에 21일까지 답변 요구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부지 복합문화시설 조성 사업을 두고 연극계가 반대성명을 내며 비판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5일 문체부 주최, 한국연극협회 주관으로 국립극단 부지에 복합문화공간을 만든다는 내용의 설명회가 진행됐다. 당시 설명회를 통해 민간자본 약1240억원이 투입되는 민자사업(BTL)방식으로 지하 4층 지상 15층, 건물 내부에 극장 5개가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된다는 내용이 발표했다.
그런데 이 발표내용과 과정은 연극인들의 분노를 샀다. 연극계는 6월말 건설 우선업체 선정을 코앞에 두고 정보공유가 이루어졌다는 점과 서계동 부지를 지켜온 연극계를 무시하고 타 장르와도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현 사업 계획에서 변경, 보완할 의지가 없다는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단법인으로 독립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서계동에 머물고 있는 국립극단은 국립극장(National Theater)에 국립극단(National Theater)이 없다는 오명 속에서도 새로운 창제작의 기틀을 만들고자 장충동에서 서계동 가건축 공연장시설로 이사한 이래 ‘3월의 눈’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소년이 그랬다’ ‘죽고 싶지 않아’ 등 관객에게 사랑받는 작품들을 배출하며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한국연극협회와 문체부가 함께 조성한 설명회 이후 문체부의 특별한 조치 없는 상황에 반발하여 서울연극협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공연예술인노조 등은 잇단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한국연극협회에서는 6월 13일자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본 사안에 적극 대응하기에 나섰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위원장 방지영(아시테지코리아 이사장), 부위원장 박정의(서울연극협회 회장) 그리고 위원으로 신택기(한국연극협회 이사), 이종승(공연예술인노동조합 위원장), 이훈경(한국연극협회 이사), 윤진영(대전연극협회 회장), 전명수(울산연극협회 회장), 정상철(전 국립극단 단장) 등 8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자문위원으로는 김윤철, 김정옥, 김미혜, 노경식, 손진책, 정진수, 정중헌, 오현경, 이성열, 윤대성, 허순자 등 11명으로 대표원로, 한국연극협회 전 이사장, 역대 국립극단 단장 및 예술감독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번 사안만큼은 원로 연극인들의 목소리가 한층 높다. 대부분의 원로 연극인들은 지금의 현상을 ‘과거 관료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예술에 대한 몰이해’라며 개탄함과 동시에 예술을 경제적 사고로 바라보는 관점과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라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원로 연극배우 박정자는 “국립극단은 국립의 위상에 맞는 곳에 있어야한다. 국립중앙극장에서 국립극단이 나온 것이 아직까지도 가슴 아프다”며 깊은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또한 현장 연극인들의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국립중앙극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럴 바에는 이대로가 더 좋다’ ‘국가가 상업주의를 선택했다’ 등 다양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립극단 김광보 예술감독은 “연극인들의 뜻에 적극 동의하며, 문체부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논의하고 협의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으나 문체부는 공식적인 응답 없이 묵묵부답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비대위는 1차 성명서 발표를 통해 문체부를 향해 6월 21일까지 답변을 요구하며, 전국 지회의 릴레이 성명서 발표 등 연극계가 납득할만한 문체부의 대안이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총공세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