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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석 민주당 반면교사…與 '오만' 경계령


입력 2022.06.03 01:28 수정 2022.06.02 22:30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지방선거 압승, 호남선 '졌잘싸' 기대 이상

이준석 "두려운 성적, 겸손하게 일하겠다"

권성동 "민심의 무서움 알고 낮은 자세로"

5년 만에 교체 당한 文 정권 반면교사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국민의힘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당초 '광역단체장 9곳 이상'으로 정했던 목표를 초과 달성함은 물론이고 불모지인 호남지역 3개 단체장 선거에서 역대 최대인 15%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지방선거 압승이 자칫 정부여당의 오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를 주재한 이준석 대표는 "국민께서 여당에 몰아준 강한 지지는 너무나도 감사하고 두려운 성적"이라며 "이번에 저희가 거둔 성적표는 광역, 지자체를 망라해 많은 권한을 가진 걸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지난 2년 전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도취돼 일방적 독주를 하다 2년 만에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처럼 저희도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라는 교훈으로 알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우리 모두는 민심의 무서움을 너무 잘 안다”며 “민심은 매서운 눈으로 우리 당을 지켜본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우리가 잘해서 받은 성적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절하라는 민심의 채찍질”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민심 앞에 겸손하고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며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키고 공약실천점검단을 꾸려 국민께 공약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겠다"고 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며 0.74% 포인트로 국민이 준 회초리의 의미를 읽지 못한 민주당의 이번 패배가 어떤 반면교사가 될 지도 깊이 생각하면서 앞으로 실망을 끼치지 않는, 전국적 의정과 정책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의 다짐이 말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실제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도 이해찬 당시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인사들이 "민심의 무서움을 알아야 한다"며 자중을 당부했으나 행동으로 지켜지진 못했다.


일례로 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의혹이 드러났음에도 비호하는 데 급급했고, 윤미향 의원에 대한 출당은 대선을 앞두고서야 겨우 이뤄졌다. 당 지도부는 "조국의 강을 건넜다"고 했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확인했듯이 여전히 민주당 인사 상당수는 '조국에 대한 수사는 부당했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있다.


친문 진영에 속한 서울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들 쉬쉬하며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했던 것 같다"며 "180석 원내 압도적 다수의석이 주는 마약과도 같은 힘에 집단적으로 취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의 한 관계자는 "참신하고 역량을 갖춘 후보를 세운다면 정부여당이 우세했던 선거 분위기 속에서도 국민은 야당 후보에 도장을 찍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한때 80% 이상 지지율을 얻었던 문재인 정부가 5년 만에 몰락했던 것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통해 당내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내정했다. 혁신위는 보통 선거에서 패배한 측에서 띄우지만, 선제적으로 출범시킴으로써 정치개혁과 내부단속을 동시에 이뤄내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혁신위라고 하면 지금까지 특권 내려놓기, 가십성 이슈, 피상적 이슈를 다뤄왔다"면서 "이번에는 당원 민주주의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정당개혁을 목표로 하는 혁신위"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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